'번개의 전설' 트랙에 서면 모두 그의 뒤만 봐야 한다
베이징 3관왕 볼트, 내년 리우 金 확실
제시 오언스·칼 루이스와 어깨 나란히
[아시아경제 정동훈 인턴기자] 우사인 볼트(29ㆍ자메이카)는 얼마나 위대한 스프린터인가. 제시 오언스(미국)나 칼 루이스(54ㆍ미국)보다 뛰어난가.
볼트는 2015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 200m, 400m 계주 등 세 종목에서 우승,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금메달 열한 개를 따냈다. 남자선수로서는 가장 많다. 종전 기록은 루이스가 따낸 여덟 개였다.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선수는 슬로베니아의 여자 스프린터 멀린 오티(55ㆍ14개)다.
오언스는 스물세 살 때인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 나가 100m, 200m, 400m 계주와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영웅다운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인종차별과 생활고에 시달린 오언스는 먹고 살기 위해 자동차, 말과 경주를 했다. 미국육상협회는 "상업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그의 선수자격을 박탈했다. 오언스는 "금메달이 네 개나 되지만 그걸 먹을 순 없지 않느냐"고 했다.
루이스는 오언스 이후 48년 만에 육상 4관왕이 됐다. 스물세 살이던 1984년 LA올림픽에서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를 제패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100m와 멀리뛰기에서 우승했다. 1991년 도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나이 서른에 100m 세계신기록(9.86초)을 세웠다. 이후엔 멀리뛰기에 집중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연달아 멀리뛰기 금메달을 따내 4연패 신화를 썼다.
볼트는 두 선배와 달리 멀리뛰기를 하지 않는다. 단거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두 전설이 스물세 살에 올림픽 4관왕을 달성했다면 볼트는 그 나이에 100m와 200m에서 동시에 세계신기록을 썼다. 2009년 볼트는 베를린세계선수권에서 100m(9초 58), 200m(19초 19)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100m와 200m를 동시에 석권하기는 어렵다. 볼트는 두 차례 올림픽(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서 100m와 200m 금메달을 차지한 유일한 선수다. 볼트 이전에 올림픽에서 100m와 200m를 동시에 제패한 선수는 오언스와 루이스다. 100m는 폭발적인 근력과 가속능력을 필요로 한다. 반면 200m는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볼트와 오언스, 루이스는 다른 시대를 달린 스프린터다. 주법에도 차이가 있다. 안양시청 강태석(40) 코치는 오언스에 대해 "단조로운 주법을 구사했지만 맨흙이 깔린 트랙을 달린 점을 감안했을 때 대단한 기록"이라고 했다. 루이스와 볼트의 주법은 비슷하다. 강 코치는 "볼트는 (루이스에 비해) 무릎을 많이 올려 탄력을 얻고 최고속도를 오래 유지한다"고 했다. 루이스가 최대 속도를 20m 밖에 유지하지 못하는 반면, 볼트는 50~60m 지점부터 결승점까지 유지한다.
볼트는 올림픽 금메달을 여섯 개 따냈다. 루이스는 아홉 개다. 볼트는 이제 스물아홉 살이고,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도 나갈 것이 분명하다. 리우에서도 3관왕을 달성한다면 루이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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