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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고학의 대부 창산 김정기 박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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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12회 창산문화재학술상 시상식에 참석한 故 김정기 박사(앞줄 중앙)

지난해 제12회 창산문화재학술상 시상식에 참석한 故 김정기 박사(앞줄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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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한국 고고학과 고건축의 대부 창산(昌山) 김정기(金正基, 1930년생) 박사가 노환으로 26일 오후 7시 30분에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故) 김정기 박사는 문화재 발굴과 보존에 한평생을 바친 인물이다. 고인은 일제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나라 사람에 의해 유적발굴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1960년대부터 개발계획으로 인해 대규모 유적발굴이 시행되는 1970년대 유적발굴을 이끌었다.
그는 일본 시즈오카현과 한국 마산에서 중학교 시절을 보낸 후, 다시 1950년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1956년에는 일본 메이지(明治)대 공학부 건축학과 졸업해 공학사 학위를, 1959년에는 일본 도쿄(東京)대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했다.

창산이 한국으로 돌아와 고국의 발굴현장에 투입된 건 그해 말, 우리나라 기술과 인력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유적 발굴은 경주 감은사지 발굴이었다. 이를 주도한 주인공이 바로 그였다.

이후 그는 1973년 경주 천마총 발굴작업에 참여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개발과 문화유산 보존의 조화를 언급했던 일화는 문화재계에 잘 알려져 있다. 1975년 문화재관리국(現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초대 소장 재임 시절 고인은 황남대총과 황룡사지, 안압지 등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경주지역 대부분 유적을 비롯, 익사 미륵사지 등 중요한 발굴 사업도 진두지휘했다. 뿐만 아니라 현장고고학과 건축학의 기초를 세워 자생적인 학문의 토대를 구축하고 후학 양성에도 이바지했다. 한국 고고학의 산 증인이었던 고인은 동료, 후배, 제자들과 40여 년에 걸쳐 유적발굴과 연구에 매진했으며, 국립문화재연구소 퇴임 후 연구발전 격려를 위해 창산문화재 학술상을 마련했다.
고인은 얼마 전부터 자신의 일대기를 비롯해 앞으로 학계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으나 안타깝게도 세상을 등졌다. 주요저서로 '한국의 유적을 발굴한다'(1977), '한국의 고건축'(1980) 등이 있다.

고인의 유족에는 부인 하상연 여사와 아들인 김병곤 동국대 교수, 딸 김정숙씨가 있다. 발인은 오는 29일 오전 3시 40분이며, 장례는 국립문화재연구소장(葬)으로 치른다. 장지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 선산이다. 빈소는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장 (031)-961-9400.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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