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탈모치료제로 허가받은 전문의약품은 프로페시아(MSD)와 아보다트(글락소스미스클라인, GSK) 두 종류가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만든 프로페시아의 제네릭이 30여종에 달하지만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이 국내 시장의 70% 가량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이들 의약품 전부 여성에게는 처방이 불가능하다. 남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약품인 탓이다.
문제는 이 때문에 남성 태아를 가진 임신부가 복용했을 경우 태아의 외부생식기 발달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피부를 통해 이 약의 주성분(피나스테리드)이 흡수될 수 있어 부서진 조각도 만지면 안된다고 약 개발사는 경고한다. 다만 약의 표면이 코팅돼 있어 알약이 부서지지 않으면 주성분과 접촉은 안된다.
탈모치료제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성기능 저하다. 탈모치료제가 남성호르몬의 수치를 떨어뜨린다고 여기는 것이다. 대한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탈모치료제가 억제하는 표적인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역할이 달라 테스토르테론의 수치는 떨어지지 않는다.
여성전용 발모치료제는 최근 치열해진 탈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탈모치료제의 부작용을 악용한 대표적인 네거티브 광고라는 지적이다. 탈모 인구가 늘면서 탈모치료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OTC)·기능성 제품을 포함한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최소 3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엘크라넬과 같은 일반의약품인 탈모치료제 시장은 2010년 10억원에서 지난해 100억원 가량으로 늘었다. 여성 탈모 인구도 크게 늘면서 여성전용을 표방한 엘크라넬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65%나 증가했다. 이규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원장은 "최근 여성 탈모환자가 늘면서 여성전용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먹는 탈모치료제는 여성에게 처방이 금지됐고, 바르는 치료제는 다른 부위에서 털이나는 등 부작용이 있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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