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사면…어떤 경제적 효과 있었나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지금까지 기업인 특별사면을 실시할 때마다 내세운 명분은 '경제활성화'였다. 이를 위해 기업인 1인만을 위한 사면이 실시된 적도 있다.
◆사면 효과…국가 경제에 보답
2009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원포인트 사면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2009년 삼성SDS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헐값으로 발행해 이재용 부회장 남매 등에게 시세차익을 얻도록 해준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그 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위해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경제인 1인만을 위한 사면은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당시 강릉시와 의회, 평창지역 300개 사회단체는 탄원서를 통해 "이 전 회장의 사면복권을 계기로 두 번이나 유치에 실패한 동계올림픽을 꼭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이 회장 한 사람만을 단독으로 사면ㆍ복권한다면 그 목적도 명확하고 본인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더 열심히 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이에 부응하듯 사면 이후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 복귀해 1년6개월간 10여 차례의 해외출장, 110명 IOC위원과의 미팅 등 강행군을 펼쳤다. 결국 이 회장은 평창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으며, 이후 측근들에게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데서 끝내지 말고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게 계속 힘을 보태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은 평창올림픽을 공식 후원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각종 시설 등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08년 특별사면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당시 사면 취지였던 '경제살리기'에 힘을 보탰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속에서도 총 2400여개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협력업체와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내에서는 파격적인 판매촉진프로그램을 진행해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2007년 2.9%에서 2011년 5.1%까지 끌어올렸다.
◆실제 국민 체감효과는?…의미 퇴색된 경우 반감만 키워
그러나 일각에서 기업인 사면 취지인 '경제살리기'가 국민 경제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줬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다.
2007년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사면 당시 취지는 이건희 회장과 똑같이 '평창올림픽 유치'였다. 박 전 회장은 당시 IOC 위원을 맡고 있었으나, 분식혐의 등으로 실형을 받은 터라 위원 자격이 정지됐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를 목적으로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박 전 회장으로서는 평창올림픽 유치에 열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만 놓고 봤을 때는 국민 실질 경제에 보탬을 주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2008년 한 차례 사면됐었던 최태원 회장은 당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라는 국민의 뜻으로 알고 일자리 창출과 투자, 신기술 개발 등 경제난 타개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면 직후 최 회장은 또다시 SK텔레콤과 SK C&C 등 주요 계열사로부터 49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고, 2013년 1월 수감됐다. 사면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뤄진 횡령혐의로 '기업인 사면'에 대한 불신만 키웠다는 평이다.
올해에도 광복 70주년을 맞아 어김없이 대기업 총수 사면이 이뤄졌다. 사면 규모가 크건 작건, 일반인과 다른 틀에서 특별 대우를 받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번 특별 명목 역시 '경제살리기'인 만큼 어떤 식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할지 관심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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