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빠르고 이익률 낮아…'미투제품 전쟁'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뷰티한류는 있지만, 색조한류는 없다".
17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이 회사의 색조 제품 계열사 에스쁘아와 에뛰드하우스는 올해 2·4분기 각각 9억원, 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그룹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1% 성장한 1조4132억원, 영업이익은 41.4% 증가한 2436억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화장품 업계 '빅2'로 꼽히는 LG생활건강 역시 색조 브랜드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사업군 가운데 가장 취약했던 색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2년 메이크업 아티스트 웬디 로웨와 협업해 색조전문 브랜드 VDL을 론칭했지만, 3년째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LG생활건강은 지난달에 색조화장품 전문 제조업체 '제니스'를 1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색조사업은 구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스킨케어 제품과 비교해 색조제품은 ▲해외 브랜드 선호도가 높고 ▲판매가격은 낮고 원가는 높아 이익률이 낮으며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히트제품에 대한 카피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색조 제품은 주로 휴대하며 바르기 때문에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전통적으로 높다"면서 "샤넬, 입생로랑, 나스 등 고가 브랜드의 립스틱은 5만원에 육박해도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품질이 다르지 않다면 중저가의 국내 브랜드를 선택하는 스킨케어 시장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또한 국내 스킨케어 제품의 품질이 해외의 그것을 뛰어넘었다면, 색조는 아직까지 발색력이나 지속력 등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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