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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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2) 대법관 대법원서 강연
-"연방대법원 신뢰받는 이유는 사법부가 독립성을 갖고 있기 때문"
-"성에 대해 불평등한 법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악영향"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국민들이 연방대법원을 신뢰하는 이유는 여러 연방법관들의 용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200년간 법원의 역사가 있고 미국 사법부가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신뢰받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오후 다섯시 서울 서초 대법원 대강당. 660석을 가득 메운 현직 판사·변호사·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시선이 82세 고령의 할머니에게 집중됐다. 현재 미 현직 최고령의 대법관이자 동성혼 합법 등 소수자 인권을 위한 판결을 이끌어온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2)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90분간의 강연회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은 미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법관들의 독립성 보장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소수자에 대한 판결이 사회의 인식과 함께 어떻게 변해가는 지를 설명하며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힘써온 지난날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여성인권과 사회 정의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60년대 스웨덴에 살고 있을 때였다. 미국과 달리 점점 맞벌이 가정이 보편화된 스웨덴은 여성의 기회가 앞서 보장되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생각·사회의 가치관을 법원이 쫓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반 여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함께 법관들의 판결도 변화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이 보기에 성에 대한 불평등한 법은 여성이 아닌 남성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부양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독신남이 받을 수 없다는 행정부의 판단이 딱 그랬다. 그는 "최고의 법인 헌법 14조를 보면 누구도 동등하게 보호받을 권리에서 제외되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며 "성에 대한 법이 여자가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음을 알려줬던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향후 '온 더 베이스 오브 섹스'라는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그는 강연 내내 연방대법원, 나아가 사법부의 위치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철저하게 독립된 상태에서 내린 판결로 신뢰받는 법원이다.이는 행정부의 존중속에서 가능했다. 닉슨 대통령은 불법 녹취기록을 제출하라는 법원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사임했다. 어떤 흑인 아이도 해당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없다는 주지사의 명령을 대법원이 뒤집자 아이젠 하워 대통령은 군인들로 등교 어린이들을 보호하게 했다.


법만 보고 살았을 것 같은 그이지만 오히려 가정이 있어서 삶을 균형적으로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공부할 때는 육아를 통해서 머리식힐 수 있었고 육아가 힘들어 지면 공부를 통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죠. 일부 로스쿨 학생들은 학교 밖의 삶도 있다는 걸 망각해 힘들어하는 데 일찍 아이를 낳은 게 더 도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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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땐 진지하다가도 특유의 유머로 청중을 웃기기도 했다. 젊은 변호사로서 성공하려면 어떡해야하는 질문에 "일단 끈기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핵심적인 능력은 유머감각"이라고 답하는 그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결혼생활에 귀머거리가 되라는 격언은 결혼생활 뿐 아니라 대법관 동료를 다룰 때도 도움이 됐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최근 반향을 일으킨 동셩 결혼 합법화 판결에 대해선 "여러 단계를 거쳐 연방대법원까지 오게 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사회인식 변화와 다른 나라의 입법 움직임 등이 이미 나와 있었기 때문에 반영해서 판결하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법원과 연방법원에서 좋은 의견을 내줬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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