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메이커]퇴직연금도 굴려야 제 맛
[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이 기사는 7월17일 아시아경제TV '머니&머니'에 방영된 내용입니다.)
<방송보기>
앵커>매주 금요일 머니&머니 이 시간에는 은퇴설계를 통해 걱정 없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은퇴설계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아시아경제 미래디자인연구소 서지명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은 퇴직연금과 관련된 내용 준비했다고요?
기자>퇴직연금은 내가 퇴직할 때 회사가 알아서 주는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해졌습니다. 퇴직연금 자산운용 규제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는지, 가입돼 있다면 어떤 유형인지 확인하시고 확정급여(DB)형 아닌 확정기여(DC)형이라면 관심을 높이셔야 합니다.
이번에 바뀐 규제개선 내용을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훨씬 더 자유롭고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점입니다. 먼저 지금까지는 투자할 수 없었던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졌습니다. 기존에는 퇴직연금에서 투자 가능한 금융상품을 예금적금, 보험, 국공채 등 몇 가지로 규정해 놓고 규정해 놓은 자산만 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앞으로는 투자금지대상, 예컨대 주식, 사모펀드, 증권예탁증권 등을 나열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한 모든 원리금 비보장자산에 대해 투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를 다른 말로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에서 '네거티브(Negaive)'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좀 더 쉽게 말씀을 드리자면 뷔페 식당에 갔을 때 기존에는 '김밥이랑 만두만 드세요'라고 규정해 놓고 다른 음식은 못 먹게 했다면 앞으로는 '스파게티랑 피자만 빼놓고는 다 드셔도 됩니다'라고 하는 셈입니다. 그만큼 자신이 먹을 수 있는,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퇴직연금에는 회사책임으로 운용되는 DB형과 개인의 책임으로 운용되는 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있는데요. 이번 감독규정 개편의 핵심은 개인 책임인 DC형과 IRP가 운용할 수 있는 위험자산의 투자한도가 기존 40%에서 70%로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만약에 제 퇴직연금 계좌에 100만원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기존에는 40만원만 주식형펀드와 같은 원리금비보장 자산에 투자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7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게 총투자한도 7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관련해 전문가 말씀 들어보시죠.
김성일 KG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장>지금까지 대부분이 원리금보장상품으로 투자돼 왔습니다. 금리가 급속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물가상승률을 헤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노후자금을 소진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투자한도를 풀어서 좀 더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장기투자를 통해 보다 더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두는 것으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지금까지 퇴직연금 자산이 지나치게 원리금 보장상품에 몰려 있다는 지적이 많았었는데요. 이런 지적을 감안한 조치이지 않나 싶습니다.
기자>그렇습니다. 지난 3월말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08조원인데요. 이 가운데 92.1%인 99조원이 예·적금과 같은 원리금 보장상품에서 잠을 자고 있습니다. 실적배당형상품에 대한 투자비중은 6.7%에 그치는데요. 7조원 정도만이 적극적으로 투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원리금보장상품 중에서는 예·적금이 53.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보험(37.6%), 기타(9.2%) 순입니다.
앵커>앞서 말씀주신 사항이 지난 9일부터 적용됐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후에 실제로 주식형펀드로 돈이 몰리는 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나요?
기자>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7월 들어 지난 15일 기준으로 주식형 퇴직연금펀드에 225억원이 몰렸습니다. 해외주식형펀드에는 444억원이 유입됐습니다. 두 유형 모두 보름 만에 지난달 유입액인 147억원, 186억원을 웃도는 수준이 돈이 몰린 것입니다.
유형별로 자금유출입을 살펴보면 지난달을 제외하고 한 달에 퇴직연금 펀드에 유입되는 금액이 세 자릿 수를 기록한 적이 없었는데요. 지난달부터 주식형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인하한 바 있습니다.
규제가 풀어지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적극적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인 측면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금리가 급속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물가상승률도 이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할 것 같은데요. 퇴직연금 재설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기자>지금까지 퇴직연금펀드 자산의 70% 정도를 채권혼합형펀드가 차지했습니다. 위험자산 편입비율이 40%로 제한됐기 때문에 주식에 40% 이하로, 채권에 60% 투자하는 채권혼합형이 주류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는 주식형펀드 편입 비율이 자연스럽게 늘어나 적립금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이제부터라도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해야겠다'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실제로 퇴직연금펀드 수익률이 궁금합니다.
기자>퇴직연금펀드 역시 펀드별로 수익률 격차가 천차만별입니다. 연초 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수익률 격차가 최대 40%에 이르는데요. 상품 선택에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주식형 퇴직연금펀드를 살펴보면요. 올 들어 수익률에 20%의 차이가 납니다. KB퇴직연금배당자(주식)C의 경우 지난 15일자 기준 수익률이 20.28%인 반면, 미래에셋퇴직플랜KRX100인덱스자 1(주식)종류C-F는 수익률이 0.11%에 그칩니다.
전체 퇴직연금펀드 가운데서는 주식형인 메리츠코리아퇴직연금자[주식]종류C가 올들어 수익률이 34.13%로 가장 성적이 좋았고, 해외채권형인 KB퇴직연금이머징국공채인컴자[채권]가 마이너스 5.24%로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말씀하신대로 수익률이 들쑥날쑥한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 같은데요. 주의할 점은 없나요?
기자>자신이 퇴직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또 내 투자성향이 어떤지 판단한 뒤 퇴직연금 자산 포트폴리오를 꾸려야 합니다. 또 퇴직연금은 장기로 끌고 가야 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현재 수익률에 너무 민감하기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의 펀드에 돈을 몰아서 넣기보다 주식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등 유형별로 또는 국내형, 해외형 등 지역별로 분산투자해야 합니다. 관련해서 전문가 말씀 들어보시죠.
조영만 IBK기업은행 퇴직설계연구소 선임연구원>최근에는 예금금리가 워낙 낮아졌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주식형펀드나 채권혼합형 펀드에 가입하기 위해 먼저 찾아오는 고객들도 많습니다. 주의하셔야 될 것은 주식형펀드는 무조건 위험하고, 채권형펀드는 무조건 안전하다는 생각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과 같은 금리가 인상될 수도 있는 시기에는 오히려 채권형펀드가 마이너스 수익을 내는 경우도 있고요. 반대로 주식이 박스권에서 머물고 있지만 이럴 때에도 플러스 수익을 내는 주식형펀드도 있습니다. 따라서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의 전체적인 조합은 본인이 퇴직하는 시점, 본인의 투자성향, 나이 등을 고려해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습니다. 한 번 펀드를 고를 때 지금 수익률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내가 퇴직할 때 수익률이 높은 펀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나무를 키우듯이 장기간 운용성과 잘 낼 수 있는 운용사의 펀드를 골라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자>퇴직연금은 노후자산입니다. 무작정 수익률만 쫓을 수는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위험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의 투자성향을 반영해 목표수익률 5% 내외에서 투자에 나설 것을 강조합니다. 또 퇴직연금 사업자가 아닌 자산운용사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문가 말씀 들어보시죠.
김성일 KG제로인 퇴직연금연구소장>여기서 중요한 것은 70%만큼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투자에 있어서 수익은 위험을 내포한다는 것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게끔, 예컨대 70%가 높은 위험이라면 굳이 주식형펀드로 다 채울 필요 없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채권혼합형펀드, 채권형펀드 등으로도 충분히 수익 누릴 수 있습니다.
투자한도가 70%로 높아진 상황에서 가입자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위험이 높아진 만큼 내가 똑똑해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찾고 공부하지 않으면 위험만 고스란히 감수하고 피할 수 있는 방법 못 찾는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위험을 고려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앵커>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죠. 투자할 수 있는 자산과 범위가 넓어진 만큼 본인이 스스로 공부하고 똑똑해져야 한다는 말씀 유념해서 현명한 투자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서지명 기자와 함께 바뀐 퇴직연금 자산윤용 규제에 따른 투자방법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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