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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미공개 정보 함구령…SNS도 재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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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정보 거래에 이용하면 처벌 강화
모임·SNS서 발언 몸사리기…일부는 흔적지우기도
정보 격차 커지는 역효과 우려도 나와


여의도 증권가(아시아경제 DB)

여의도 증권가(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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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거래 관련 처벌을 강화하자 증권가가 몸을 사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는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2ㆍ3차 등 간접적으로 상장법인의 미공개정보를 취득해 거래에 이용하거나 해킹, 절취 등으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면 처벌을 받게 된다. 기존에는 정보제공자와 1차 정보이용자만 처벌을 받았다. 또 컴퓨터 프로그램 오류 등으로 허수성 매수, 매도 주문을 넣어 시세 급변을 초래하는 경우 등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주면 제재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미공개 정보 이용 거래자들을 적발해 20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걷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표적이 되지 않으려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먼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사이버 망명지'가 된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 증권가에서 주로 쓰는 메신저 '미스리 메신저' 등을 탈퇴했다가 다시 가입하는 이들이 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전의 대화내용을 추적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텔레그램 메신저에 원래 친구였던 사람들이 다시 새 친구로 등록되는 경우가 늘었다"며 "유심칩을 바꿔 아예 데이터를 없애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일부 사람들이 모여 상장사 등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회사에 대해 공부하는 '정보모임'은 당분간 미루거나 횟수를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 정보모임은 당분간 쉬기로 했고, 다른 모임은 매주 하던 것을 격주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자체적으로 지침을 내리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타사 다른 동향 전달하지 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내용 전달하지 마라', '기업탐방 갔을 때 조심해라' 등등이다. 증권사별 아침 회의록 또한 공유하면 안 된다는 지침도 내려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1일 '금융당국의 불공정거래 관련 규제 강화로 향후 모닝미팅 자료는 공개된 것들만 보내기로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펀드매니저들도 입조심 하는 분위기다. 한 펀드매니저는 "당국 규제가 강화된 이후 인터뷰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며 "업종이나 종목에 대해서도 말하기 꺼려진다"고 전했다.

상장사 기업설명(IR) 담당자들도 조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관계자는 "지난주 금융감독원 공시 교육에서도 미공개 정보 관련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며 "IR담당자들은 원래 조심했는데 이번에는 매수위치에 있는 매니저 등이 더욱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강화된 규제가 오히려 정보 음성화를 만드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정보를 알리기 어려워지면서 상장사들이 기업탐방을 안 받을 확률이 커졌고, 리서치센터 연구원들도 제대로 된 보고서를 내기 어려워졌다"면서 "이 경우 정보가 공개 안 되고 일부 사람들만 공유하며 정보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열심히 기업을 방문하고 공부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똑같은 정보만 알게 된다면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에다 기업을 잘 모른 채 투자하는 투기적 행태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며 "자칫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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