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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구제금융 5년 초라한 성적표…이달 안에 협상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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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구제금융 체제에 들어간 지 5년이 지난 그리스가 초라한 경제 성적표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부는 더 이상의 긴축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꺾고 5월 안에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를 지원 받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4일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그리스의 정부 지출은 구제금융 직전인 2009년 1247억유로에서 지난해 884억유로로 30% 가량 줄었다.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체제에 들어가면서 허리띠를 졸라맨 영향이다. 2011년∼2014년 IMF 유럽담당 국장을 지냈던 레자 모가담 현 모건스탠리 부회장은 올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그리스가 막대한 재정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치렀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리스 정부의 채무 부담은 늘었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규모는 고강도 긴축과 채무 조정 작업으로 2012년 156.9%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말 177.1%로 반등했다. 고강도 긴축을 진행하면서 경제가 활기를 잃어 GDP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그리스 GDP는 2009년 2374억유로에서 지난해 1791억유로로 25% 줄었다. 긴축정책 영향으로 실업률도 25%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그리스가 채무 상환을 위해 재정 긴축에 주력한 나머지 경제가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회생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마틴 울프 FT 수석경제논설위원은 최근 그리스 관련 칼럼에서 구제금융 이후 그리스 국민의 상품·서비스 지출이 실제로는 40% 이상 감소했다고 추산하면서 그리스의 불황이 재앙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채권자는 채무자에게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현명하게 돈을 빌려줄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도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그리스 국민의 엄청난 희생에도 경제회복은 커녕 구매력 파괴에 의한 경기 침체 심화로 대공황 수준의 고통과 엄청난 인도주의적 위기가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채권단이 냉정하고 현실적인 척하지만 그들이 그리스에 부과한 프로그램은 전혀 말이 안 됐고 제 기능을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금이 고갈된 그리스 정부는 국제 채권단과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를 지원 받기 위해 추가 긴축 등이 포함된 경제개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더 이상의 긴축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꺾고 이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해 필요한 지원금을 받아내겠다는 목표다.

한 그리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이메일 성명을 보내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이달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협상에 상당한 진척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 정부는 오는 11일 열리는 유로그룹 회의를 앞두고 6일까지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협상 분위기는 순조롭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재정지출, 공공자산 매각, 연금과 노동시장 개혁 등 민감한 이슈들에 이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개선된 분위기 속에서 협상이 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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