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순수지주회사로의 전환이 허용됐지만, 4대 그룹 중에는 LG와 SK만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을 뿐이다. 일부 대기업과 중견 기업에는 여전히 순환출자에서 비롯된 복잡한 지분 구조가 상존하고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는 전년 대비 1개 감소한 31개사다. 지주회사를 보유한 대기업집단은 22개로 전년과 같았다. 이중 지주회사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일부집단의 지정 제외 등으로 전년 대비 1개(16개→15개)줄었다.
지난 1년간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로 전환되고, 한국투자금융ㆍ웅진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한국타이어는 2013년 7월 6일 지주회사로 전환하였으나, 법령상 4개월내 신고의무에 따라 2013년 10월 23일 신고해 전년도 발표에서 빠졌다. 한국투자금융ㆍ웅진은 대기업집단에서 지정제외(2014년 4월 1일)됐으나 현재도 지주회사 체제는 유지하고 있다.
순환출자고리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삼성,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금호아시아나, 대림, 현대,현대백화점, 영풍, 한라(올해 해소), 한솔 등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대기업집단의 체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분석 결과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15개)의 평균 자산총액은 4조 2787억원으로 전체 평균(일반,금융지주회사 132개사) 보다 약 2.3배 높다. 평균 부채비율도 25.4%(일반 26.3%, 금융 10.3%)로 전체 평균(35.4%) 보다 낮다. 법상 규제수준(200%), 대기업집단 평균 부채비율(103.7%) 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9월 기준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 중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는 하이트진로홀딩스㈜(90.6%) ㈜코오롱(81.4%), ㈜두산(67.3%), SK㈜(41.2%), ㈜부영(30.3%) 등이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 소속 지주회사의 평균 자ㆍ손자회사 수는 각각 8.5개, 15.5개로, 전년(자회사 10.0, 손자회사 17.8개) 대비 소폭 감소했다. 이 가운데 자회사·손자회사 수가 많은 집단은 SK(자 9개, 손자 43개), LG(15개, 36개), CJ(10개, 27개)이며, 적은 집단은 부영(2개, 2개), 한국타이어(3개, 5개), 한진중공업(4개, 5개), 아모레퍼시픽(9개, 0개) 순이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15개)의 지주회사 편입율은 69.1%로, 전체 계열회사 총 596개중 412개를 지주회사 체제 내에 보유했고 나머지 184개는 총수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밖에서 지배했다. 지주회사 편입율은 2010년 73.3%를 기록한 이후 작년 기준 69.1%로 소폭 하락 추세다.
집단별 지주회사 편입율은 한진중공업ㆍ아모레퍼시픽(각 100%), 하이트진로(91.7%) 순으로 높고, 부영(42.9%), GS(46.1%), LS(52.9%) 순으로 낮았다. 체제밖 계열회사를 많이 보유한 집단은 GS(41개), 대성(32개), CJ(27개), LS(24개), SK(18개) 순이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의 경우 체제 안에 금융사가 없으나, 지주회사 체제밖에서 금융사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집단(농협 제외 14개) 중 10개 집단이 17개의 금융사를 보유했고 모두 체제밖 계열회사다. 이들 금융사는 주로 총수일가나 지주회사 체제밖 계열회사(해외계열사 포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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