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2015 지식향연' 고려대서 개막…비판적 사고 회복 필요성 역설
신세계그룹이 9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식향연' 인문학 특강을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가졌다. 이 날 오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무대에 서서 대학생들에게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강을 벌이고 있다.
5시 정각이 되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큰 박수소리와 함께 등장했다. 그는 "대학교를 찾아오니 '복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라는 유머러스한 멘트로 대학생들의 환호를 유도하며 말문을 열었다.
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 시대'가 인류에게 축복이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지난해 국립국어원에 등재된 신조어 '디지털 치매 증후군'을 예로 들며 스마트폰이 대체하는 인간의 기억이 '사고력'와 '판단력'을 퇴화시켜 결국 '비판적 사고'의 결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부회장은 대학생들에게 "몇 개의 전화번호를 외우고 있냐"고 질문한 뒤 "플립폰을 쓸 때만 해도 70~80개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사는 집 전화번호도 모른다"며 "디지털 치매란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면서 떨어진 기억들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생각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인문학적 지혜가 담긴 글을 읽는 것과 글을 써보는 것, 주변사람과 토론연습을 하는 것 등 3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인문학적 지혜가 담긴 책으로 '병자호란'과 '북학 또 하나의 보고서, 설수외사'를 추천했다.
그는 "토론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동시에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는 최고의 사고력 훈련"이라며 삶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 서로의 견해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사고가 정교해지고 논리가 더욱 풍성해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같은 세가지 조언의 실천이 결국 인간 삶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단련하고, 이를 다른 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인문학의 본질임을 역설했다.
정 부회장의 인문학 사랑은 유명하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인문학적 소양과 폭넓은 시각, 깊이 있는 통찰력을 지닌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신입사원 채용에서 오디션 방식으로 선발하는 '드림 스테이지'를 도입, 올해 대졸 신입사원의 경우 인문계열 전공자가 43%로, 상경계열 전공자(35%)를 앞섰다.
이날 정 부회장의 강연으로 문을 연 인문학콘서트는 8월말까지 고려대를 비롯해 제주대· 건국대·경북대·강원대 등 전국 10개 대학에서 펼쳐진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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