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사 선임도 '우리가 남이가'
네이버, 이해진 의장 대학 동기를 등기이사로
OCI, 불법 주식거래로 처벌받은 회장 아들 재선임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오는 20~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네이버와 기아자동차, 아모레퍼시픽그룹 등 주요 상장사의 등기이사 후보자에 대한 자격문제가 제기됐다. 기업 대표의 고교ㆍ대학 동창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가 하면, 회사 내부정보를 빼돌려 불법 주식거래를 한 사람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경우도 있었다.
17일 민간연구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에 따르면 오늘 20~25일 주주총회를 실시하는 주요 상장사 18곳에서 등기이사 후보로 부적합한 인물을 선임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이들 기업의 주총 안건 중 등기이사 관련 50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우리가 남이가?'에서 전직 경영진까지=가장 대표적인 부적절 인사는 정치권에서 유행하는 '우리가 남이가' 식의 행태다. 네이버(Naver)는 이종우 사외이사 후보자 재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할 예정인데 이 후보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같은 대학의 학과(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동기다. 대림산업도 임성균 후보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임 후보는 대림산업의 지배주주인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과 고교 동문이다. 서울도시가스는 신규 사외이사로 이태식 후보를 추대했다. 이 후보는 경북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출신으로 지배주주인 김영민 회장과 고교 동창이다. 지배주주 일가나 대표이사와의 동창이 기업의 경영을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로 임명되면 독립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룹 계열사에서 장기간 임원이나 등기이사로 재직한 자가 그룹사 사외이사로 등장한 경우도 많았다. 한화케미칼 한동석 사외이사 후보는 과거 한화타임월드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영풍의 장성기 사외이사 후보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계열사 코리아써키트의 사외이사였다. 이번에 신규 선임될 예정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이우영 사외이사 후보는 2002년부터 10년간 계열사 태평양제약의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계열사에서 장기간 임원이나 등기이사로 활동할 경우 지배주주나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이들 후보의 등기이사 선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내부정보 이용자와 전 검찰총장=오는 25일 주총을 갖는 OCI는 부당하게 내부정보를 통한 주식 거래로 문제가 된 이우현 사내이사 후보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 후보는 OCI의 최대주주인 이수영 회장의 아들이다. 2009년 내부정보를 이용한 OCI 주식 거래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원을 부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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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중인 기업들은 법조계 인사들을 등기이사로 영입해 방패막이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CJ오쇼핑은 김종빈 전 검찰총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김 전 총장은 이번이 두번째 사외이사다. CJ대한통운은 최찬묵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최 전 부장검사는 이재현 회장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효성은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을 사외이사로 또 선임했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3월 주총에서 임기 2년의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된 뒤 올해까지 네 차례 임기를 연장했다. 포스코(Posco)는 선우영 전 서울동부지검장을,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은 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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