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시즌 끝나니 '상장예심청구' 봇물

지난달까진 1건뿐…이달들어 7곳이 코스닥 상장 신청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기업들의 실적 결산이 끝나가면서 한동안 뜸했던 '상장예심청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의 피합병법인 지정감사 유예기간이 이달 끝나면서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7곳의 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신규상장을 위한 곳은 싸이맥스, 픽셀플러스, 유진ACPC스팩2호, 하나머스트4호스팩 등 4곳이다. 판도라티비와 프로스테믹스는 각각 하나머스트3호스팩 , 스피어파워 과 합병 상장을 신청했다. 에이텍 은 재상장을 위해 청구서를 접수했다.

이전까지는 지난달 23일 심텍이 재상장 예심을 청구한 것을 제외하고 올해 상장예심 청구는 전무했다.

이처럼 이달 들어 상장예심청구가 봇물을 이루는 것은 기업들의 2014년 실적 결산이 마무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통상 3~4월 결산 이후 상장예심을 청구하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결산이 끝나고 감사보고서가 나와야 2014년 실적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팩 상장이 늘어난 데다 스팩 지정감사 유예기간이 이달까지인 것도 상장예심청구 증가의 한 이유다. 거래소가 스팩 상장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며 증권사들이 스팩을 속속 상장시키고 있다. 기업들도 더 빨리 상장할 수 있고 합병해도 추가 부채가 없다는 등의 장점으로 스팩 상장을 선호하고 있다.

아울러 4월부터 지정감사제가 시행되면서 스팩들은 시행 전까지 합병법인을 찾아 상장예심청구를 앞당기려는 분위기다. 4월1일부터는 스팩 합병 기업도 지정감사제를 받아야 한다. 지정감사제는 금융당국이 외감기업들에 특정 감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일반 외부감사보다 엄격한 잣대로 실사하고 최소 2~3개월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예심청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결산이 다 끝나지 않은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스팩 합병법인을 포함해 추가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이르면 이달 신규 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유가증권 상장이 유망한 기업은 25개 정도로 이 중 한 업체는 이르면 이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규 상장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공모주 펀드에도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공모주하이일드 공모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올해 1월 -49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2월 152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고 3월 절반도 지나지 않아 282억원이 유입됐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