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다룬 中방송·정부 단속·정초에는 칼 대면 안된다는 미신도 영향
2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춘제 연휴기간(18~24일) 12만6000명의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형수술의 경우 붓기가 가라앉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연휴 초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
요우커 성형이 줄어든 것은 중국 현지 방송에서 성형한류의 부작용을 다룬 것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남의 C성형외과에서 수술 중 중국인이 뇌사상태에 빠지는 등 중국 성형관광객이 급증, 수술사고나 부작용도 잇따르면서 중국 국영방송인 CCTV를 비롯해 현지 방송에선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날 신사동 B성형외과에서 코 성형을 마친 중국인 자매도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국내 성형병원 정보를 알아보다 이 같은 방송을 본 뒤 수술 계획을 접었다. 광저우에서 온 나나(21ㆍ여ㆍ가명)씨 자매는 지난 14일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뒤 인터넷 강남과 홍대 등을 둘러보다 다시 마음을 바꿨다.
성형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된 것도 성형 요우커 감소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불법 브로커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중국 환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 성형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선 보건복지부에 등록해야 한다. 수수료도 수술비의 20%까지만 받도록 권고되고 있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은 불법 브로커가 '바가지' 수수료를 받으면서 진료비 부풀리기 등 성형한류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브로커에 의한 바가지 요금 등에 대한 중국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늘어나는 데다 정부의 단속까지 겹쳐 요우커 유치가 줄었다는 것이 성형외과들의 설명이다. A성형외과 관계자는 "요즘에는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중국 환자들이 많다"면서 "브로커를 통해 들어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초 칼을 대면 안 좋다'는 중국인들의 미신도 성형 요우커들의 발목을 잡았다. B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조선족 통역사는 "중국에선 정초에 칼질을 금기시하고 있다"면서 "요즘에는 이런 미신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꺼림칙해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 성형수술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는 여전해 보였다. 신사역 인근 화장품 판매점 앞에서 만난 20대 중국 여성은 "한국의 성형수술은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최고"라며 "성형 부작용에 대한 중국 내 우려도 있지만 예뻐지고 싶은 여자들은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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