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자동차나 요트경기를 즐긴다고 한다. 유럽이나 북미에서 모터스포츠가 인기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포츠로서의 박진감은 차치하더라도, 제조업의 꽃이라 불리는 자동차를 주인공으로 온갖 하이테크 기술을 버무리고 광고효과까지 극대화할 수 있으니 인기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스포츠로 내건 종목이 여러개가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이 거론되고 인기가 많은 게 포뮬러원(F1)과 월드랠리챔피언십(WRC)이다. F1은 국내서도 경기를 한 적이 있지만 WRC는 없다.
WRC는 1년간 5개 대륙에서 13개 대회를 치른다. 일반도로는 물론 산길, 눈길 등 다양한 도로환경에서 장거리 경주를 한다. F1이 따로 제작한 차를 서킷에서 달리는데 반해 WRC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4기통 300마력 이하 랠리카로 순위를 매긴다. 공기역학 보조장치나 시퀀셜 기어박스 등은 가능하지만 티타늄이나 마그네슘, 세라믹 등 특정 재료를 써 차량을 만드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각 대회(라운드)별로 기록을 측정해 순위를 결정하고 라운드별 순위에 따라 점수를 매겨 시즌 챔피언을 가린다. 라운드당 17~22개인 스페셜 스테이지는 실제 기록을 경쟁하는 구간이며 로드섹션은 현지 도로교통법을 준수해 시간 안에 도착해야 한다.
현대쉘 월드랠리팀의 1호차 메인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 벨기에 출신으로 2009년 카탈루냐랠리를 시작으로 WRC 출전을 시작해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명성을 알린다.
원본보기 아이콘100년이 넘은 몬테카를로 랠리(1911년 시작)는 가장 오래된 대회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 시즌을 알리는 첫 대회로 최근 치러졌다. 몬테카를로 랠리는 기록을 측정하는 구간인 총 15개의 스테이지 383.88㎞와 제한시간 안에 다음 스페셜 스테이지까지 이동해야하는 로드섹션 1012.88㎞ 등 총 1400여㎞ 구간으로 구성됐다.
이 거리를 거의 쉬지 않고 차량 성능을 한껏 끌어올린 상태에서 달려야하니, 자동차경주에서의 철인경기라고 부르는 것도 허튼 소리가 아니다. 운전실력은 물론 주행성능, 내구성도 받춰져야 한다. 완성차업체 가운데 팀을 갖춰 참가하는 곳은 현대차(i20)를 비롯해 포드(피에스타), 시트로엥(DS3), 폴크스바겐(폴로R) 정도다.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팀원간 협업이 중요하다. 메인드라이버와 함께 차에 타는 보조드라이버는 스테이지 방향을 알려주는 한편 사이사이에 팀을 관리한다. 날씨와 도로상태 등을 파악해 최적의 주행조건을 만들어주는 웨더크루도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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