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나영 기자] 전월세전환율. 전셋값을 월세로 돌리는 데 적용되는 이율을 말한다. 지난해 말 서울시가 발표한 2014년 3분기 서울의 전월세전환율은 7.2% 정도였다. 예컨대 전셋값을 1000만원 낮출 때마다 월세는 약 6만3000원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전월세전환율이 높을수록 월세 부담이 커진다고 여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지난해 3분기 서울 자치구별 전월세전환율은 종로구가 평균 8.5%로 가장 높고 오히려 집값이 비싼 강남권(서초·강남·송파구)이 더 낮았다. 서초구가 6.5%, 강남구가 7.2%, 송파구가 7.1% 였다.
왜 전월세전환율은 강남보다 강북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일까.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면, 보증금 1억원 이하 주택이 평균 8.2%, 1억~2억원 주택이 6.3%, 2억~3억원 주택이 6.3%, 3억원 초과 주택이 6.0%였다. 주택유형별 전월세전환율은 모든 권역에서 단독·다가구, 다세대·연립, 아파트 순으로 높았다. 결국 저렴한 집이 오히려 더 전월세전환율이 높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서울의 주요 대학가 주택단지를 돌아다녀보면 다가구·다세대주택의 원룸의 경우 임대료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60만원이 일반적이다. 대부분 전용면적이 20㎡ 안팎인 경우가 많은데 가끔 있는 전세 물량은 같은 크기가 대략 7000만원 선이다. 전세 7000만원짜리 집을 월세로 돌리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60만원라는 것인데 이렇게 따지면 전월세전환율이 무려 연 12%에 이른다. 보증금을 1000만원 낮출 때마다 월세가 10만원씩 늘어나는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은행에서는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연체 등을 감안해 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보통 담보의 가치가 낮거나 소득이 적을수록, 신용도가 낮을수록 대출이자는 올라간다"며 "전월세전환율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집값이 쌀수록, 집이 작을수록 비싸게 매겨진다"고 설명했다.
윤나영 기자 dailybe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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