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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소리 돌아온 장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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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체육관, 32개월만에 재개장…첫 배구경기 올드팬 열광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보물이자 문화재가 다시 돌아왔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온 조영철(70) 씨는 들뜬 표정으로 코트를 바라봤다. 2012년 5월 30일 리모델링을 시작해 약 2년 8개월 만에 재개장한 장충체육관. 자신을 '스포츠 골수팬'이라고 소개한 그는 "어제 뉴스를 통해 개장한다는 소식을 처음 알았다. 없어진 줄 알았던 경기장에 다시 오니 꿈만 같다"고 했다. 그는 19일 이곳에서 열린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의 공식 개장경기(3-2 도로공사 승)를 보기 위해 경기 시작(오후 7시) 네 시간 전에 입장했다.
장충체육관이 서울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면서 '올드 스포츠 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월요일 여자부 경기임에도 관중석(3927석)이 가득 찼다. 경기장에 입장하기 위해 두 시간 전부터 관중들이 출입구에 늘어섰다. 중장년 층 관중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루거나 손자 손녀의 손을 잡고 경기장을 찾았다. 남자 배구 고려증권 감독(1986~1998년)을 지낸 진준택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장(66)은 "장충체육관이 고정 팬을 많이 보유한 장소다. 나이 지긋한 분들을 많이 보니 고향집에 온 기분"이라고 했다.


새로 바뀐 장충체육관은 기존 연면적 8299㎡에서 11429㎡로 규모가 커졌다. 바닥면도 36m에서 47m로 넓혔고, 좌석도 46㎝에서 51㎝로 높였다. 여성 관중을 위해 남녀 화장실 비율을 1대 1.6으로 유지하면서 수유실 등도 마련했다. 1963년 2월 1일 개관한 국내 최초의 실내종합경기장이자 농구·배구·복싱·역도·프로 레슬링·유도·탁구 등을 개최한 스포츠 메카답게 올드 팬들을 위한 추억거리도 빼놓지 않았다. 경기장 입구와 연결된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통로(5번 출구)에서는 프로 레슬러 김일(2006년 작고)이 박치기 하는 모습을 비롯해 여자 농구, 탁구 등 국제대회에 출전한 대표 선수들의 경기 동영상이 흑백 화면으로 상영됐다. 배구인들도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63)은 "1969년 이곳에서 일본을 꺾고 처음 우승한 아시아청소년배구대회 결승전이 생각난다"고 했다. 실업배구 서울시청에서 선수로 뛴 서남원 도로공사 감독(48)도 "슈퍼리그를 비롯해 많은 경기를 했던 장소다. 친숙하고도 추억이 많은 곳"이라고 했다.

조 씨처럼 스포츠를 통한 향수를 찾던 중장년 팬들에게는 장충체육관의 재개장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는 "1970~80년대 젊은 시절을 이곳에서 스포츠와 함께 보냈다. 야구, 축구 등 실외 스포츠가 동대문 운동장의 전유물이었다면 실내경기는 모두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그 시절 추억거리가 차츰 사라지고 있는데 이런 장소가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 뜻 깊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민에게 가장 가까운 경기장이고 접근성도 뛰어나다. 개장 소식이 알려지면 추억을 공유했던 세대들이 경기장을 더 많이 찾을 것"이라고 했다.
장충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GS칼텍스 배구단은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의 연령대와 성별 등을 분석해 특성에 맞는 팬 서비스와 관중 유치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장기주 GS스포츠 대표이사(58)는 "더 많은 올드 팬들이 장충체육관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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