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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어라 마셔라' 음주문화 버릴 때 됐다

최종수정 2014.12.24 11:12 기사입력 2014.12.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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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셨다 하면 한 자리에서 소주를 8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 경험자'가 열 명 중 여덟 명꼴이다. 음주 경험자의 절반은 두 가지 이상 술을 섞은 폭탄주를 마신다. 최초 음주연령은 10대로 낮아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7~8월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어제 발표한 '2013년도 주류 소비ㆍ섭취 실태조사 결과'가 보여주는 우리들의 음주 행태다.

지난해 고위험 음주를 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82.5%로 2012년(68.3%)에 비해 1년 새 14.2%포인트 높아졌다. 폭탄주를 마신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32.2%에서 55.8%로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처음으로 술을 마신 연령이 20.6세에서 19.7세로 한 살 가까이 낮아진 가운데 젊은 층일수록 술과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에너지음료를 섞은 '에너지폭탄주' 경험자가 많다.
고위험 음주량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위장장애나 암, 심혈관계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폭력성이 증가해 싸우거나 다칠 위험성이 높다고 보는 기준(남성 소주 8잔ㆍ여성 5잔)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고위험 음주 경험자가 늘고 있으니 우리는 잠재적 환자와 폭력 요인을 안고 살아가는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술에 관한 한 관대하다. 어지간한 잘못에 '술에 취해'라는 변명이 통한다. 대학에 들어가면 MT와 동아리에서 폭탄주를 배우고, 술자리를 끝까지 지켜야 의리가 있고 친구도 사귄다는 그릇된 생각에 오염된다. 직장에선 회식할 때 억지로 권하고, 거절하면 예의가 없는 사람으로 찍힌다.

'부어라 마셔라' 식의 그릇된 음주문화를 바로잡는 범사회적 운동이 필요하다. 직장의 회식 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 술을 억지로 권하지 않고, 원하지 않는 술은 거절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바꿔야 할 것이다.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술로 풀지 않도록 사내 운동 및 여가시설을 마련하는 데 최고경영자가 나서야 한다. 연말 송년회 문화도 술잔을 들고 건배사를 외치는 것에서 탈피해야 한다.
가정과 학교에서 청소년기부터 절주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다. 동네 편의점과 가게에서 청소년들이 별다른 제약 없이 술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지금처럼 술에 관대해선 선진사회의 길은 멀다는 인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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