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평가로 정밀조사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구미보, 달성보 등 6개보 아래를 통해 물이 새는 이른 바 '파이핑 현상'이 생기고 하류 쪽 물받이공에 균열이 확인된 것은 놀랍다. 파이핑 현상은 장기적으로 보 전체의 안전성을 위협한다. 그간 민간 전문가들이 제기했지만 정부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부인해왔다. 조사위가 콘크리트 다짐 불량 등 시공상의 문제일 뿐 구조적으로는 안전하다고 단정했지만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
4대강의 안전과 수질 문제는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다. 보 철거 등과 같은 극단적인 주장은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파이핑 현상이 지속되면 최악의 경우 보 본체가 무너질 수 있다. 22조원의 돈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이 지속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속히 보완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누수 현상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객관적인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수질과 생태계의 변화 등에 대한 조사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민간 조사위의 조사로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되기를 바랐겠지만 풀어야 할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