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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아파트 로열층, 일반분양 전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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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땐 판촉비용 늘어나 조합원들 더 부담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재개발ㆍ재건축 아파트를 분양할 때 전망과 향이 좋아 소위 '로열층'으로 불리는 인기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상 조합원들이 좋은 동ㆍ호수 물량을 선점하고 나머지 물량을 일반분양 분으로 배정한다면 이같은 경우는 일반분양 성공을 통해 조합원 수익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울산 강동 산하지구에 공급한 조합아파트 '힐스테이트 강동'은 조합원 동과 일반분양 동을 분리해 일반인들도 로열층ㆍ로열호수에 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체 696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343가구인데, 아파트 6개동 가운데 1개동은 완전히 일반분양 물량으로만 구성했다. 5층 이상 아파트 중 89%, 10층 이상 중에서는 72%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왔다.

현대건설이 올 4월 서울 강서구 긴등마을 재건축을 통해 공급한 '마곡 힐스테이트'도 조합원 동ㆍ호수와 일반분양 동ㆍ호수를 분리해 청약을 실시했다. 전체 603가구 중 316가구가 일반에 분양됐는데, 8개동 중 2개동은 일반분양으로만, 나머지 6개동은 라인별로 일반분양 물량과 조합원 물량을 나눴다. 이 아파트 역시 1순위에서 4.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한달 만에 매진됐다.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해 분양가를 스스로 낮춘 곳도 있다. 삼성물산이 서울 동대문구 전농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는 예상 분양가가 3.3㎡당 1600만~1700만원대였으나 조합 측과 협의해 주변 새 아파트보다 무려 300만원을 낮춘 1400만~1500만원에 내놨다. 그 결과 같은 시기에 분양했던 인근 단지들보다 빠른 기간 내 판매를 완료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흐름은 최근 청약중인 아파트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12일 청약당첨자를 발표하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래미안 에스티움'은 역시 청약자들이 선호하는 층에 일반분양 비중을 높였다. 일반분양 가구수 총 794가구 가운데 5층 이상 기준 층에 약 68%를, 10층 이상에는 약 40%를 일반분양 물량으로 배정했다. 특히 20층 이상에 전체의 분양물량의 29%인 222가구를 일반분양 물량으로 배정했고, 전체 19개동 중 17개동의 최상층도 일반에 공급됐다.

인근 당산동에 롯데건설이 공급한 '당산역 롯데캐슬 프레스티지'도 총 198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106가구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중 74%가 5층 이상 기준층에 배치돼 있다. 일반분양 물량 대부분을 아파트 사이드가 아닌 2~3호 가운데 라인으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건설이 부산에서 분양한 '대신 푸르지오'는 959가구 가운데 595가구를 일반분양하면서 조합원동을 분리시켜 일반분양자들도 로열층 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반분양 물량의 60% 이상을 10층 이상으로 배치했고 최상층 절반 가량은 일반분양 몫으로 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인기 층이 미분양되면 판촉비용 부담이 늘어나 조합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며 "차라리 인기 있는 층을 일반분양 물량으로 돌려 빠른 기간 안에 분양을 완료하는 편이 조합이나 건설사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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