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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글 잘쓰는 사람이 회사의 인재다…'회장님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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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강원국 저자의 신작..직장 내에서의 소통 전략 공개

회장님의 글쓰기

회장님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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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의 드라마 '미생'에선 "회사는 전쟁터"라는 대사가 나온다. 숫자 하나에 희비가 교차하는 실적 다툼, 서슬퍼런 사내정치 등 직장생활의 고충이 이 한 마디에 모두 녹아들어있다. 직장인들은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저마다 여러가지 계책과 전략을 마련한다. '글쓰기'도 잘만하면 나만의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보고서나 리포트, 연설문, 홍보문구, 기획안 등 자신의 문체를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글쓰기'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 회사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는 소리다.

신간 '회장님의 글쓰기'는 전작 '대통령의 글쓰기'를 선보였던 저자 강원국의 후속작이다. 저자는 직장에서 통하는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는 글만 잘 써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소통을 통해 관계가 만들어지는 데, 관계가 나쁘면 아무리 잘 쓴 글도 읽히지 않는다.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상대를 잘 읽어야 한다. 내 글을 읽는 사람을 잘 알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책의 첫 장은 회사 내 최고 정점인 회장의 심리를 파헤치는데서 부터 시작한다. 여기서 회장이란 모든 상사를 대변하는 상징적 존재를 가리킨다. 저자는 회장을 가리켜 "본디 남성인데 여성성이 강해져 중성화된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수시로 의심하고, 시험하려고 하며, 꼼꼼하고, 애정에 목마른 성향을 빗댄 것이다. 또 '사이코패스'와 회장과의 공통분모도 찾아낸다. "남보다 수치심을 덜 느끼고, 남들보다 조금 더 계산적"이며 "언제나 희생자를 찾고, 피도 눈물도 없다"는 뜻이다.

책에는 보다 현실적이고 재밌는 조언이 많다. "사장이 권위적인 걸 싫어한다고 의전에서 권위를 쏙 빼면 본인이 임원 명단에서 쑥 빠지게 된다", "충성하는 '쓰레기'와 충성심이 약한 '성인군자' 가운데 사장은 '쓰레기'를 좋아한다", "상사가 '일찍 들어가'라고 했다고 정말 일찍 들어가 보라. 근처에서 저녁 식사 후에 불 꺼진 창을 보며 상사는 무슨 생각을 할까" 등 저자는 "위악적이기까지 하지만 한 번이라도 상사의 위치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것"을 조언한다.

회장 혹은 상사의 심리를 파악했으면 이를 회사 내 글쓰기에도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직장인이라면 수시로 해야하는 '보고'를 잘하는 비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렵다. 가장 큰 원칙 두 가지는 '상사가 찾기 전에 보고할 것'과 '상사의 관점에서 보고 말할 것'이다. 완벽한 보고보다는 약간 미흡하더라도 반 박자 빠른 보고가 낫다는 것이다. 또 상사가 기분 좋을 보고만 하지 말고 부정적인 보고도 함께 해야 한다. 대신 문제점뿐 아니라 해법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보고는 최대한 간단하게 하되 친절하게 설명한다고 섣불리 비유법을 남발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일일이 보고하는 것이 상사를 번거롭게 할 것이란 생각은 사실상 자기 합리화일 뿐이다. 끝으로 보고한 증거를 꼭 남기자.
조직 내에서 쓴소리를 담당할 때도 있다. 사리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지시나 결정, 독선에서 비롯된 잘못된 판단 등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의 비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회장이나 상사들은 태생적으로 '지적'을 싫어한다. 때문에 비판에도 요령이 있어야 한다. 저자가 제시한 '덜 위험하게 비판하기'의 팁은 다음과 같다. ▲예의를 지켜라 ▲말하라고 할 때 해라 ▲호불호를 말하지 말고 시시비비를 말하라 ▲회장의 역질문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조용히 있어라 ▲역린은 건드리지 마라 ▲고칠 수 없는 것은 언급하지 마라 ▲몰아 붙이지 마라. 비판과 칭송 비율은 8대 2로 하라 ▲회장이 천장만 쳐다보고 있으면 그쳐라. 그쳐야 할 때 그치는 법을 모르면 아예 입에 재갈이 물릴 수 있다.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글쓰기 방법은 모든 직장에서 통한다. 저자는 여러 기업 총수들을 가까이에서 모시며 그들의 손과 입을 대신해 글을 썼던 경험을 이 책 한권에 총망라한다. 결국에는 소통을 잘 하는 사람이 글을 잘 쓸 수 있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이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호기심, 관찰력, 상상력 등 인재가 갖춰야 할 조건 세 가지는 곧 글쓰기를 잘하는 조건과도 통한다. 머리 좋은 사람이 인재가 아니듯이, 많이 아는 사람이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다. 멍청하게 상상하는 사람이 글을 잘 쓴다. 글 잘쓰는 사람이 인재다."

(회장님의 글쓰기 / 강원국 / 메디치 / 1만6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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