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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카리브海 미스테리, 니카라과운하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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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작은 섬나라 찾고 군사교류…중남미 에너지자원 안정적 수입 포석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1.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카리브해의 섬나라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방문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인구 130만명의 소국이다. 상당량의 원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지만 중국이 관심을 가질 정도의 양은 아니다. 시 주석이 중국 국가주석 중 최초로 이 소국을 찾은 까닭은 무얼까.

#2, 중국은 차관 공여와 직접투자, 군사적 교류를 통해 카리브해 국가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트리니다드 군 장교를 교육하고 바베이도스와도 군사교류를 하고 있다. 바베이도스는 인구가 29만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움직임을 전하고 “미국이 이 지역에 아낌없이 주는 역할을 그만 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중국도 바닥이 새는 카리브해 국가에 계속해서 돈을 퍼붓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카리브해 공정(工程)은 이처럼 한 쪽에서 의문을 낳았고 다른 편에서는 실익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불리는 카리브해, 태평양 너머 머나먼 이 곳의 작은 섬나라들에 중국이 공을 들이는 이유가 과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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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 공들인 까닭은?= 최근 니카라과에서 전해진 뉴스가 퍼즐을 완성하는 조각으로 추정된다. 니카라과 정부와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은 다음달 22일 니카라과운하가 착공된다고 발표했다고 남미 TV방송 네트워크 텔레수르가 전했다.

니카라과운하 건설 주체는 니카라과 정부가 아니라 중국이다. HKND는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신웨이(信威)텔레콤을 경영하는 왕징(王靖) 회장이 소유한 회사로 운하 건설권과 50년 운영권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현지 항구ㆍ철도ㆍ국제공항ㆍ송유관 건설권도 받았다.
중국은 니카라과운하를 운영하려면 주변 카리브해 국가들과의 우호 관계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국가주석이 이 곳을 방문한 것을 비롯해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니카라과운하 건설에는 500억달러가 투입된다. 중국이 이같은 막대한 돈을 니카라과운하에 쏟아붓는 것은 믈라카해협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믈라카해협은 말레이반도와 수마트라섬 사이에 있는 800㎞ 길이 해로로, 중국은 원유와 천연가스의 80%를 이곳을 거쳐 들여온다. 미국 해군이 이 해협을 장악하고 있다.

믈라카해협을 통한 원자재 수송 비율을 낮추는 것은 중국 정부의 오랜 과제였다. 중국이 미얀마에서 천연가스와 원유를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을 깐 데 이어 러시아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수입하기로 한 것은 이 과제를 해결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중남미의 자원을 들여오는 해상 수송로로 파나마운하가 있지만 이 운하는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 미국은 파나마운하만 지키면 주요 물품의 운송을 통제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미사일ㆍ전투기 부품을 실은 북한 화물선 청천강호가 파나마운하에서 적발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반면 니카라과는 반미 성향이 강한 국가다. 중국이 운하를 건설해 미국의 간섭을 걱정하지 않고 운영할 수 있는 곳이다. 니카라과 정부는 운하 건설이 노동자 3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경제에 활력을 주며 발전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니카라과 정부는 운하가 건설되면서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5% 성장한다고 예상한다.

왕징 신웨이텔레콤 회장. 사진=블룸버그

왕징 신웨이텔레콤 회장.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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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회장은 ‘바지 경영자’= 많은 사람들은 중국 정부가 안보전략 차원에서 원자재를 수송하는 해로를 확보하려고 왕 회장을 대리인으로 앞세웠다고 추측한다. 올해 40세인 왕 회장이 천문학적인 운하 건설 재원을 어떻게 조달하겠는가 하는 의문에서 이런 추측이 나왔다. CNN은 왕 회장이 사업권을 따낸 시기부터 의혹이 제기됐다며 아직도 누가 돈을 대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왕 회장은 사업권을 딴 시기부터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왕 회장은 2012년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을 만나 운하 사업권을 받았다. HKND는 그해 12월 니카라과 정부와 운하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니카라과 국회는 지난해 6월 운하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베이징 출신인 왕 회장은 캄보디아에서 금광사업을 하다 2009년 중국 국유 전력회사 중궈다탕(中國大唐)으로부터 신웨이텔레콤 지분 40%를 사들였다. 왕 회장이 국유회사 소유 지분을 인수한 사실도 그가 중국 정부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 힘을 실어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카리브해의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방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6월 카리브해의 트리니다드토바고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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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나마운하와 수요 양분 전망= 니카라과운하는 동남부 카리브해 연안의 푼타고르다에서 니카라과호수를 거쳐 태평양에 연한 브리토를 연결한다.

니카라과운하는 미국 동남부에서 더 남쪽에 있는 파나마운하보다 수송 거리가 짧다. 니카라과운하를 통하면 미국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항로가 파나마운하보다 800㎞, 화물선으로 하루 이상 단축된다.

처리 능력이 크고 수송 거리를 단축해주는 니카라과운하는 2020년에 개통되면 파나마운하로부터 상당한 물동량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나마운하는 현재 화물선이 100척 이상 대기하곤 한다.

왕 회장은 니카라과 운하로 연간 매출 55억달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파나마 운하는 매출 24억달러와 세전 순이익 16억달러를 기록했다.

프랑스는 수에즈운하를 개통했고 미국은 파나마운하를 뚫었다. 중국이 니카라과운하를 건설ㆍ운영하면서 중남미를 앞마당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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