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중앙은행은 5일(현지시간) 루블화의 가치 폭락을 방어하기 위한 자금으로 하루 3억5000만달러만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달러화와 유로화로 구성된 바스켓 통화 환율의 변동폭을 정해두고 시장 환율이 이 변동폭을 넘어설 경우 외화를 풀어 환율을 조정하는 무제한적 개입 정책을 써왔다. 그런데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약 290억달러가 환율 방어를 위한 실탄으로 사용됐지만 올해 들어 25%에 달하는 하락폭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환보유고를 환율 방어에만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러시아는 현재 4400억달러의 외화를 보유중인데 올해에만 700억달러가 줄어들었다. 서방의 제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모르고 유가도 연일 급락하는 상황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자금을 무기한 쏟아 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난달 31일 단행한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 환율 방어에 큰 도움이 못된 것도 이 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으로 꼽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크세니야 유다예바 중앙은행 제1부총재는 이날 당국의 정책 변화를 소개하면서 "루블이 자유변동환율제로 이행하는 과정의 경계 구역으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사실상 자유변동환율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중앙은행은 이 같은 의지를 뒷받침하듯 6일 공식 환율을 대폭 인상해 발표했다.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전날보다 2.44 루블이 오른 44.39 루블로, 유로 대비 루블화 환율은 2.9 루블이나 오른 55.62 루블로 공시했다.
현지 투자전문기업 '우랄시브 캐피털'의 금융분석가 이리나 레베데바는 "루블화 환율 변동이 한층 더 예측 불가능하게 되면서 기준금리 인상보다 더 효율적으로 투기꾼들의 농간을 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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