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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원 통제' 잘 하고 있는 거 맞나요?"

최종수정 2014.11.02 08:10 기사입력 2014.11.0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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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이완구·우윤근 국정원 국정감사 사실상 '결석'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올해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세월호 참사였다면 지난해 정치권의 최대 현안은 국가정보원 개혁이었다.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 국회의 국정원 통제강화는 정치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예산안이 해를 넘기면서 처리한 이면에는 국정원 개혁의 절박성이 컸기 때문이다.

국회의 국정원 감독은 잘되고 있을까? 먼저 말하면 결론은 아닌 것 같다. 올해 국정감사의 경우 상당수 의원이 국감장에 얼굴을 비추지 않으며 국회의 국정원 감독 의지를 의심케 만들었기 때문이다.
국회의 국정원 감독 강화의 1차적 시금석은 국회 정보위원회를 전임상임위화하는 것이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국회 상임위는 현재 전임상임위원회와 겸임상임위 두 가지가 있다.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같은 상임위는 전임상임위로 다른 상임위와 겸직할 수 없다. 반면 국회운영위와 정보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는 겸임상임위로 전임상임위에 소속된 의원들이라 하더라도 겸직할 수 있다. 법사위 소속 의원이 정무위를 겸직할 수는 없지만 운영위를 겸직할 수 있는 식이다.

국정원 청사

국정원 청사

정보위의 전임상임위화가 중요시됐던 이유는 현재의 '깍두기'식으로 배정되는 겸직상임위 시스템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관련 현안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위 전임상임위화는 여야간의 몇차례 의견이 오간 뒤에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여당의 반대가 일차적 원인이자만 정보위를 전임상임위화 할 경우 의원들이 참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크게 작용했다. 온통 기밀만 취급하는 정보위를 맡을 경우 들이는 공에 비해 언론 등에 이를 알리지 못해 ‘일한 티’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상임위에서 지역 예산 등을 챙길 수 없다는 요인 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정원 개혁의 거창한 목소리에 비해 올해 정보위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국정원 국감 4분의 1 결석 = 올해 국정원 국정감사를 살펴보면 국회의 국정원 감독 의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된다. 지난해 11월4일 있었던 국정원 국정감사 당시 출석의원은 12명 전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국정원 국정감사는 2명의 국회의원이 불참한 채 10명만 국정감사에 나섰다. 더욱이 1명의 의원은 잠깐 참석한 뒤 국감장 바깥으로 나와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 전체의 12명 가운데 3명(4분의 1)이 빠진 채 국회의 대행정부 견제활동 가운데 핵심인 국감이 치러진 것이다.
국회의 대부분의 회의록은 기록의 형태로 남지만 정보위는 예외적으로 자료가 남지 않은 채 비공개로 유지된다. 국가안보를 위해서 예외로 회의록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회가 국정원 국정감사를 통해 얼마나 강력한 견제를 했는지 언론과 일반 대중은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소속 상임위원회(전임 상임위)에서 20일간 밤늦게까지 국감을 치른 뒤에 실시된 정보위 국정감사의 경우 소속 의원과 보좌진의 강력한 의지 없다면 요식행위로 그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올해 국감의 경우 아예 국감장에 3명이 빠진 채 9명만으로 진행됐다.

정보위는 국회 상임위 가운데 소속 위원이 가장 적은 상임위다. 국토교통위원회의 경우 소속 의원이 31명에 달해 한두명 빠져도 다른 위원들이 공백을 메울 수 있지만 12명을 소속 위원으로 하고 있는 정보위의 경우에는 3명이 빠졌다는 것은 국회의 국정원 감시 소홀로 직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각한 전력누수로 밖에 불 수 없는 것이다. 이날 빠진 국회의원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다. 오전에 잠깐 참석한(30분 내외로 추정된다) 위원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다.

◆결석 의원은 어디에? = 국정원 국정감사 당일인 28일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 있었다. 9시부터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원총회가 있었기 때문에 원내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국회를 비울 수 없었다. 이후 이 원내대표는 11시20분부터 시작된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 참석했다. 국회에서 이뤄진 이날 회동은 세월호특별법 등 현안을 처리하는 자리였다. 오후 2시에는 대통령 비서실, 안보실, 경호실을 대상으로 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있었다. 이 원내대표는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어 빠질 수 없는 자리였다. 결국 이 원내대표는 정보위 국감에 단 1분도 참석하지 않았다.

우 원내대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우 원내대표는 정보위 국정감사 당일 8시30분 새정치연합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국정원에서 10시부터 시작된 국정원 국정감사에 출석했다가 11시20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했다. 국회와 국정원과의 거리를 감안했을때 우 원내대표의 국정원 국정감사 참석 시간은 30분을 넘기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후 우 원내대표는 운영위 국정감사에 참석했다. 이날 운영위 국감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주요인사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의 대응을 따져볼 수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빠지기 힘든 자리였다.

문 비대위원장은 국정감사 전날인 지난달 27일 새정치연합이 공지한 일정에 따르면 정보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문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보위는 문 위원장이 별도의 불참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다른 국회 일정으로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당대표를 맡고 있는 문 위원장이 공개되지 않은 다른 일정에 참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문 위원장의 행적에 대해 새정치연합 대표실과 위원실을 확인해본 결과 공식적인 일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무엇이 문제일까? = 정보위가 이처럼 적은 인원마자 다 참석하지 못한 채 국정감사에 나섰던 일차적인 이유는 정보위가 겸직상임위라는 이유 때문이다. 일반 상임위였다면 지난달 7일부터 27일까지 치러진 다른 상임위와 마찬가지로 정해진 일정을 소화할 수 있지만 정보위는 겸직 상임위이기 때문에 일반 상임위 국감이 끝난 날짜 가운데 택일 되어 운영위와 정보위 일정이 겹쳤다. 정보위 관계자는 “올해 국감은 갑작스레 일정이 결정되어 일정을 조율할 시간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서 일반 상임위를 제외한 겸직 상임위인 운영위, 정보위, 여가위 가운데 2곳을 함께 맡고 있는 의원은 이 원내대표, 우 원내대표,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 총 3명이다. 법사위 소속인 우 원내대표와 안행위 소속인 이 원내대표는 나란히 정보위와 운영위에도 소속되어 있다.(참고로 민 의원은 여가위와 운영위를 겸직하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가 이처럼 겸직 상임위인 운영위와 정보위에 둘 다 소속되어 있는 이유는 국회법 39조2항(운영위), 48조3항(정보위)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운영위와 정보위 일정이 국감처럼 겹치기라도 하면 양당 원내대표는 정보위에 빠진 채 운영위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일각에서는 여야 원내대표가 정보위에 참여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의원 가운데 가장 바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소속 상임위와 운영위 일정만 소화하기도 쉽지 않은데 정보위까지 활동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정보위 인원이 적은 만큼 국정원에 의지를 갖고 열심히 하는 의원들로만 정보위를 채워도 부족한데 양당의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원내대표가 맡고 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민변 소속으로 국정원 개혁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던 한 법조인은 "정보위원 숫자가 얼마 되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면 제대로 정보위 업무를 할 수 있는 위원들로 정보위를 채워야 한다"며 "국회가 국정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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