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은 투자금 명목 거액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관련 지난달 르네코 최대주주에 오른 더슈퍼클래스젯 측에 대한 고소장을 전날 접수했다.
르네코 M&A에 정통한 관계자는 "더슈퍼클래스젯은 경영권에 관심있는 전략적 투자자들의, BH100은 재무적 투자자들의 창구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BH100으로부터 르네코 주식 및 경영권 인수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간 더슈퍼클래스젯 측이 이를 갚지 않고 있다는 것. BH100 측은 신 대표는 물론 더슈퍼클래스젯 실질 사주로 홍모씨를 지목하며 20억원대 사기 혐의로 이들을 고소했다.
BH100 관계자는 “더슈퍼클래스젯 측이 사실상 무자본 인수 뒤 일부 지분을 되팔아 시세차익까지 챙기고서 아직 공시하지 않은 걸로 안다”면서 “사실로 드러나면 사기 차원이 아니라 주가조작에 버금가는 범죄”라고 강조했다.
상환이 늦춰지자 공동경영 참여까지 보장하고 나섰지만 자금을 댄 투자자들이 임시 주총 과정에서 이사회 구성에 후보들을 추천한 것도 결국 사실상 모두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르네코 임시주총엔 4명의 사내이사 선임에 12명의 후보가 쏟아진 바 있다.
이에 자금 회수를 우려한 일부 재무적 투자자들이 오히려 지난달 말 투자금을 떼였다고 주장하며 BH100 측을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렀다. BH100으로서는 더슈퍼클래스젯이 빌려간 인수자금을 갚지 않으면 이를 회복할 수단이 마땅찮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한발 앞서 재무적 투자에 나선 이홍헌 전 파미셀 회장으로 화살이 쏠리기도 했다. 앞서 6월 한차례 르네코 매각 불발을 겪은 금영은 7월 중하순에 걸쳐 보유 주식 158만611주를 처분한 바 있다. 이 전 회장은 이때 지인들과 함께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상대적으로 지명도를 갖춘 이 전 회장이 투자금이 온전히 금영 측과의 지분 거래에 쓰일 것이라고 BH100 측을 거든 게 화근이 됐다. BH100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BH100과 지분관계가 전무할뿐더러, 오히려 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 이뤄진 7~8월 2000원대 중반(26일 종가 2350원)을 오가던 르네코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595원까지 떨어졌다.
자금 회수로 투자자들 간 혼전 양상이 빚어진 가운데 결국 이들의 피해 뒤로 웃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업 부진으로 연초 800원대에 그쳤던 르네코 주가는 최대주주 금영이 지분을 모두 정리한 지난달 3일까지 올들어 164% 급등했다. 일각에서 주가조작설까지 불거진 데 대해 금영 측은 무관하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영이 장부조작 및 부당대출 관련 내부 고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와 관련 금감원이 부산은행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 중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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