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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문맹 없애기 특명" 금감원, 금융 필수과목화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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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선 이미 학교서 가르쳐…조효제 금융교육국장 "금융지식이 국가경쟁력 좌우"

조효제 금감원 금융교육국장(사진=금융감독원)

조효제 금감원 금융교육국장(사진=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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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동양사태의 근본원인은 금융사의 금융윤리 부족에서 비롯됐지만 투자상품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던 일반 소비자의 금융지식과 이해력 부족도 그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조기 금융교육 강화를 위해 수년 내 금융을 학교 정규 교과목으로 만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13일 아시아경제신문이 만난 조효제 금감원 금융교육국장은 공교육에 금융교과를 만들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무교육 시스템을 갖추고서도 정작 금융교육에는 뒷전이었다는 반성에 따른 것이다. 금융산업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처럼 위기와 기회가 국경을 넘고 있는 환경과 달리 일반인에게 금융은 여전히 어렵다.
일반인 대상 금융교육의 부재는 값비싼 비용을 치르게 했다. 10월로 1년을 맞는 동양사태는 4만1000여명의 피해자를 냈다. 부산발 저축은행 연쇄 영업정지 사태 때도 일부 저축은행이 후순위채를 판매하면서 위험성을 설명하지 않는 등 1118건 390억원에 대해 불완전판매를 해 문제가 됐다.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지식 부재가 맞물려 선량한 투자자들은 피해액의 절반이상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금융교과 편성을 위한 기초작업으로 조 국장은 "전국민 금융이해력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이해력평가는 국민이 금융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지표로 만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다. 조 국장은 "성인, 초중고 청소년, 대학생뿐만 아니라 저소득층, 다문화, 탈북자 등 계층을 세분화해 현장 면담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연령별, 계층별로 평가된 금융이해력 지표는 앞으로 금융교육 방향을 짤 때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금융에 대한 이론적 지식은 많은데 실제 금융상품을 이용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 청소년에겐 용돈기입장 사용, 모의 신용카드 만들어보기, 모의 투자해보기 등 금융경험을 심어줄 수 있다. 다른 경제체제에서 자라 한국 금융의 기초지식이 없는 북한이탈주민, 평소 금융교육을 접할 기회가 어려운 취약계층인 다문화 가정 등에게 맞춤형 기초 금융교육을 할 수 있다.
사실 그간 매년 금융이해력 측정을 실시하기는 했으나 대상이 청소년에 국한되고 단순 설문조사 방식이어서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 국장은 "새로 할 이해력평가는 OECD 산하 국제금융교육기구(INFE)의 기준에도 맞는 국제적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금감원은 성인 2400명, 초·중·고 청소년 각 1620명, 대학생 1500명, 취약계층 400명 등 총 9160명의 표본을 방문 면담 조사한다.

조 국장은 금융교과목을 학교 정규교과로 편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조 국장은 "현재 금감원과 교육부가 MOU를 맺고 학교 경제과목에 금융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의 경우처럼 금융교과를 편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금융 조기교육의 필요성에 일찍 눈을 뜬 미국은 17개 주에서 금융교육을 의무화했다. 영국은 올 하반기부터 금융교과를 편성했다. 조 국장은 금융교과목 편성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한다. 조 국장은 "동양사태에서 보듯이 피해를 입고 난 후 손해배상은 쉽지 않다. 금융교육의 체득으로 사전예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내 금융교육 강화는 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와의 유기적인 협력도 중요하다. 지난달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우리나라의 학교 금융교육은 아직도 70~80년대 저축 장려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향후 교육과정 개정 때 교과과정에 금융을 추가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장이 강조한 만큼 공교육의 금융교육 강화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금감원 금융교육국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일반인의 금융 활용도까지 높일 계획이다. 조 국장은 그 첫 삽으로 서민형 PB인 '온라인 개인금융진단서비스'를 꼽았다. 온라인 개인금융진단서비스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나이와 소득과 지출 등을 기입하면 재무상태를 진단하고, 스스로 재무설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또한 은행 등 금융회사 PB들이 상담해 주는 재무설계 서비스와 유사한 금융자문서비스도 함께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다. 조 국장은 "혜택을 덜 받는 일반서민을 대상으로 보급해 전국민이 재무설계를 통해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삶을 살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온라인 개인금융진단서비스와 금융자문서비스를 통해 점차 온ㆍ오프라인 대면상담까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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