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성장 전망도 후한 편…기대 높았던 최연소 총리, 실망감만 남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경제개혁이 성과를 못 보고 있다면서 이탈리아의 경기회복 전망이 어둡다고 최근 분석했다.
그나마 제로 성장이 가장 나은 전망치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탈리아 경제가 올해 각각 0.1%, 0.4% 뒷걸음질 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내년 이탈리아의 성장률이 0.1%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렌치 총리는 최근 영국 BBC 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자국 경제가 올해 0%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그가 내놓은 성장률 목표치는 올해 0.8%, 내년 1.3%였다.
지난 2월 이탈리아 최연소(39세) 총리로 화려하게 등장할 때만 해도 렌치에게 거는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그러나 7개월이 지난 지금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탈리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렌치 총리는 공공자산 매각과 강도 높은 민영화, 재정개혁으로 부패한 정치 및 관료주의를 척결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는 최근 새로운 노동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의 뼈대는 고용 유연화다.
그러나 이도 취임 초기 약속했던 강도 높은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비교해 힘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렌치 총리가 소속된 좌파 민주당과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피렌체 시장 출신으로 지난해 12월 민주당 대표에 선출된 렌치는 TV에서 이탈리아 정치권의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해 대중적 인기가 높았다. 게다가 젊은 층과 소셜미디어로 대화하면서 지지도를 더 높였다.
하지만 중앙정치의 경험이 거의 없는 그가 부패한 정치판에서 경기침체로 허덕이는 이탈리아를 구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올해 들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 성장은 거꾸로 가고 부채는 줄어들 줄 모른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33%에 이른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것이다.
지난달 이탈리아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1% 떨어졌다.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들면 부채상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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