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엔화 가치가 6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본산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선을 넘어 지금은 국산 제품이 일본 제품보다 더 비싸지는 상황이 속속 연출되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가격 경쟁력 약화,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는 지난해 2분기 이후 유지해 왔던 글로벌 완성차 회사 중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올 2분기 일본 도요타자동차에 내줬다.
대한항공 의 경우 지난 2분기 일본 노선 여객 수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줄면서 1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기 는 지난 2분기 엔저 등 환율의 영향으로 매출 1조8607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2%, 90.5%나 줄었다.
전문가들은 전기전자, 자동차, 선박, 철강, 화학제품 등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품목이 수출 둔화로 이어질 경우 한국경제 성장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엔화 가치가 5.3% 추가 하락하면 우리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0.27% 포인트 떨어지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68억 달러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회장은 "이전과 다르게 원화 강세와 엔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원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일본 기업들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 수요 수출 산업들의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엔저 혜택으로 일본의 도요타, 파나소닉 등이 소생한 것처럼 앞으로 일본이 시장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달러 표시 가격을 더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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