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격동 한국외교의 Key-man 아베 & 시진핑]국가 자원 총동원 가능한 '슈퍼黨' 업은 X맨
내란설이 사실이라면, 저우 전 상무위원은 왜 하필 중난하이를 노렸을까? 중난하이는 자금성 서쪽에 위치한 호수다. 지금은 호수를 둘러싼 지역까지 일컫는다. 명(明)ㆍ청(淸) 시대에는 왕실 정원의 일부로 쓰였고, 지금은 중앙정부인 국무원과 공산당 본부, 그리고 전현직 수뇌부의 관저가 들어서 있다. 이런 이유로 중난하이는 중국 중앙정부나 공산당 고위관계자를 뜻하기도 한다. 중난하이는 그야말로 중국의 정치1번지다. 지난날 중국 황제가 살던 자금성(紫禁城)과 같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은 비밀스러운 공간이기도 하다.
사실상 한 몸처럼 돼 버린 당과 국가, 그렇다면 당과 정부 중에는 어느 쪽이 우위일까? 이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것은 지방성장과 지방성 서기의 관계를 통해 알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리처드 맥그래거 기자는 저서 '중국 공산당의 비밀'을 통해 당과 정부의 관계를 차량 번호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가령 상하이 당 서기의 번호판이 0001이라면 시장은 0002, 부시장은 0003 순서라는 것이다. 공산당이 국가 조직에서 가장 우위에 있다는 것은 당과 군의 관계에서도 확인된다. 판창룽(范長龍)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최근 공산당 기관지 치우스(求是)에 "군에 대한 당의 절대적 지도라는 근본원칙과 제도를 유지하는데 흔들려선 안된다"며 "군의 비(非)당화나 비정치화, 국가화 등 잘못된 정치관을 철저히 제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해방군은 국가의 군대가 아닌 공산당의 군대라는 것이다. 우리처럼 군대가 행정부에 속해있는 국가와는 다른 부분이다.
중국 최고위 정책결정기구 역시 국가기구가 아닌 당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의라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몇몇 신뢰할 만한 정보통을 인용해 중국의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대기업 이사회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공식적인 투표 표결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합의제로 운영되며 각각의 상무위원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 주석은 기업의 대주주와 같이 발언권에 힘이 실린다고 분석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은 전통적으로 홀수로 임명되는 규칙이 지켜지는 것을 볼 때 사안에 따라 다수결 제도를 통해 의사결정을 한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는 당내 인사는 물론 국영기업 등에 대한 인사, 교육기관, 노인ㆍ장애인 협회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정부조직 등에 공산당원들이 방대하게 배치돼 공산당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그만큼 폭 넓은 정보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고도로 중앙집중화된 중난하이의 정치시스템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공산당 최고지도부는 원하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가자원을 총동원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도 갖고 있다. 중국이 넓은 영토와 엄청난 인구에도 불구, 짧은 기간에 정부의 경제성장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정치시스템의 장점을 적극 활용했기 때문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