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징에서 출발해 고무징으로, 스파이크리스에 이어 지금은 '피팅시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쇠징에서 스파이크리스, 이제는 스파이크 피팅까지"
지난해 리 잰슨(미국)은 US오픈 지역 예선에 금속 스파이크를 신고 나갔다가 실격 당했다. 잔디 보호를 이유로 로컬룰에 따라 쇠징을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서는 자취를 감춘 금속 스파이크는 고무징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지금은 아예 스파이크가 없는 골프화까지 등장했다. 최근에는 구질에 따라 스파이크를 바꿔 끼울 수 있는 골프화도 나왔다. 스파이크의 변천이 곧 골프화의 변천사다.
소프트 스파이크 골프화의 본격적인 등장은 1990년대 후반이다. 금속 스파이크는 사실 잔디 위에서의 접지력은 최고였다. 하지만 아스팔트 위를 걸을 때 미끄럽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데다가 그린에서는 잔디에 구멍을 낼 정도로 훼손이 컸다. 소프트 스파이크는 반면 그린 보호에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 물론 접지력이 부족하고, 마모도 더 빨라 스파이크를 자주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메이커의 연구는 그러나 해마다 문제점을 보완해 업그레이드를 거듭했고, 이제는 접지력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졌다. 무엇보다 무게가 훨씬 가벼워졌다는 점이 대중화에 큰 공을 세웠다. 에코는 2010년 아예 스파이크가 없는 '스트리트' 골프화를 출시해 골프화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골프를 바꾼 혁신적인 장비'로 꼽힐 정도다. 프레드 커플스(미국)가 마스터스에 신고 나오면서 뛰어난 성능을 충분히 입증했다.
미즈노가 이달 말 출시할 '넥스라이트 001보아'는 골프화 한 짝이 285g(250mm 기준)에 불과할 정도로 경량화에 성공한데다가 '튜닝'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화제다. 드라이버의 탄도를 조절하듯이 구질 등 스타일에 따라 스파이크 장착법이 다른, 이른바 골프화 튜닝시대다. 김혜영 홍보팀장은 "발의 회전운동을 3차원으로 분석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파이크의 위치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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