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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을 통제하라"‥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12일 발매

최종수정 2014.09.15 04:15 기사입력 2014.09.1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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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21세기 자본

21세기 자본


12일 오전 문제의 책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글항아리 출간)이 시중에 나왔다. 21세기 자본은 사전예약 6000여부를 기록, 출간 전부터 '피케티 열풍'을 불러왔다. 사전 예약 6000부라는 수치는 최근 출판시장에서 드문 사례다. 강성민 도서출판 글항아리 대표는 "불평등 해소라는 사회적 담론과 지식 욕구가 겹쳐 열풍을 부채질하는 양상"이라며 "피케티 신드롬은 굳이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세계 경제학계는 피케티를 옹호하는 측과 반론을 제기하는 측으로 나뉘어 거센 논쟁 중이다. 옹호론자로는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폴 크루거먼 프린스턴대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반론을 제기하는 학자로는 앵거스 더턴 프린스턴대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케티 논쟁'은 예외가 아니다. 특히 '피케티 논쟁'과 관련해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가 오는 16일 '피케티 21세기 자본론과 한국 경제'란 주제로 세미나를 여는 등 더욱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당사자인 피케티마저 오는 19일 방한함에 따라 당분간 '피케티 신드롬'은 지속될 전망이다.

피케티 이론은 의외로 명료하다. 지난 300년간 여러 나라의 소득 및 분배 구조를 실증적으로 연구한 결과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았음을 밝힌다. 즉 자본은 이자 등으로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벌게 하며 빈부의 격차를 벌려 왔다는 논리다. 이런 연구 결과는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피케티는 글로벌 자본세 도입이라는 대안을 내놓는다. 글로벌 자본세와 관련 피케티 자신도 "세계의 모든 자산을 적용할 수 있는 세율표를 만들고 세수를 어떻게 배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비현실적인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에 피케티는 처음에는 대륙이나 지역 수준에서, 그 다음에는 지역 간의 긴밀한 협력이라는 단계별 해법을 제시한다. 글로벌 자본세 실현은 금융 투명성과 정보 공유 문제해결을 전제로 한다. 자본세의 주된 목적은 세수 확보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본주의 규제, 나아가 금융 및 은행제도의 위기를 피하기 위한 관련 시스템 규제가 목표다.

폴 크루거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21세기 자본은 향후 10년 동안 가장 중요한 저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대담한 대안"이라고 극찬한다. 토마 피케티는 1971년 출생한 프랑스 경제학자다. 그는 기존 주류 경제학이 관심을 두지 않던 소득 불평등 문제를 방대한 데이터 기반으로 역사적이며 통계적 접근이 가능한 실증적 연구에 집중해 왔다. 여기서 피케티는 "경제 발전이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게 된다"는 사이먼 쿠즈네츠 이론에 근본적인 회의를 제기하며 불평등에 대한 제도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피케티의 실용적 태도, 수정적 접근법에도 보수 진영의 경제학자들이 피케티를 '마르크스주의자'로 몰아세우고 있다. 특히 피케티 이론의 핵심인 글로벌 자본세가 "자본주의의 무절제함에 대해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라는 데서 벗어나 이념논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더욱이 피케티를 반발하는 측은 피케티식 해법을 원천 봉쇄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바야흐로 21세기 평등에 관한 논쟁은 부의 분배 등 경제적 해법을 놓고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글로벌 자본세가 피케티도 인정하듯이 완벽하지 않은, 유토피아적 대안일 수 있다. 다만 실증적이지 않으며 정밀한 검증과 대안 없는 연구들에 대해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피케티 신드롬'은 충분히 의미 있는 현상이다. <토마 피케티 지음/장경덕 외 옮김/이강국 감수/ 이정우 해제/글항아리 출간/값 3만3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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