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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훈 만기출소 이틀 뒤 대선개입 선고

최종수정 2014.09.10 07:23 기사입력 2014.09.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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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선고면 재수감, 무죄 땐 검찰 궁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국가정보원의 대선 등 국내정치 개입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오는 11일 내려질 예정이다. 선고 결과에 따라 원 전 원장이 출소 이틀 만에 영어(囹圄)의 몸이 될지, 오히려 그를 수사했던 검찰이 궁지에 몰릴지 주목된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원 전 원장에 대한 1심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오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서관 502호 법정에서 선고공판을 연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 심리전단 조직을 동원해 대선·총선 등 국내 주요 정치 일정 관련 특정 후보·정당에 대한 지지·반대 내용을 담은 인터넷·트위터 등 온라인 게시물 수십만 건을 작성·유포하게 해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훼손하고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를 받고 있다.

그간 재판부는 지난해 7월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올해 초 공소장 변경을 위한 준비기일을 포함 총 6차례 공판준비기일과 38차례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공판 과정에서 수차례 공소장 변경 끝에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1157개 계정으로 선거개입·정치관여 트윗 78만여건을 작성 또는 유포한 것으로 최종 정리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직원들의 트위터 활동이 정리된 문서 등을 간접사실에 의한 정황증거로 정리했다.
관건은 국정원 직원들의 댓글 활동이 정치·선거 개입에 해당하는지, 이를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른 조직적인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원 전 원장은 법정에서 “정치개입이나 선거관여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는 국정원 간부들을 모아놓고 진행한 회의 내용을 토대로 국정원 내부망에 게시·공유된 ‘원장님 지시·강조말씀’ 문건이 내부에 전파된 것을 몰랐으며, 구체적인 지시로 볼 수도 없다고 주장해 왔다.

원 전 원장은 억대 금품수수 혐의로 2심까지 유죄 실형을 선고받고 1년 2개월여 복역하다 9일 출소했다.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지만 형기 만료로 지난달 26일 대법원에 구속취소를 신청해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오는 11일 선고기일에서 실형이 선고되면 이틀 만에 다시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되는 셈이다.

앞서 해당 재판부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한 혐의 등(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경찰공무원법위반, 공직선거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로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문재인·박근혜 당시 여·야 대선 후보의 마지막 TV토론이 끝난 직후인 2012년 12월 16일 밤 11시 “대선 후보 관련 비방·지지 게시글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이례적인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국정원 관련 의혹을 해소해주도록 왜곡 발표를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어진 2심 재판에서도 법원은 김 전 청장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용빈)는 "수사결과 발표가 당시 박근혜 여당 후보에게 이로울 수도 있었지만 선거운동은 좁게 해석해야 하므로 이를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김 전 청장에 이어 원 전 원장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하면 검찰은 처지가 곤란하다.

검찰은 국정원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및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논란이 된 기소단계부터 보강 수사 과정에서의 영장 청구·집행, 공소장 변경에 이르기까지 수사팀과 검찰 수뇌부의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수사팀 핵심동력은 징계대상에 올랐고, 수사 총괄책임자였던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옷을 벗었다.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 국정감사에서 ‘수사방해·외압’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국정원 사건이 올해 국감에서는 ‘공소유지 방해’ 논란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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