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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방한]'세월호 위로' 하루도 빼놓지 않는 프란치스코

최종수정 2014.08.16 16:30 기사입력 2014.08.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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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3일째인 16일에도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손길을 이어갔다. 노란 리본을 왼쪽 가슴에 매단 교황은 이날 오전 광화문에서 열린 시복미사 전 카퍼레이드를 하던 도중 이례적으로 차를 세우고 단원고 학생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에게 직접 다가갔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34일째 단식을 계속하는 중이다.

1분여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형식적인 몸짓이 아니었다. 교황이 김 씨에게 다가간 것은 전날의 약속을 지킨 것이었다. 15일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직전 교황은 세월호 유족 몇명을 따로 만났을 때 그들로부터 '단식 농성 중인 김영오 씨를 안아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큰 미사를 앞두고 시간을 쪼개 약속을 지킨 교황은 김 씨가 연신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며 편지를 건네자 이를 수행원에게 전달하는 대신 직접 주머니에 넣었다. 이로써 교황의 '세월호 위로'는 한국 땅을 밟은 날부터 이 순간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게 됐다.
연일 '세월호 위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연일 '세월호 위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은 지난 14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 영접을 나온 유가족들에게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첫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어서 15일 대전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는 "세월호 침몰로 인해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인 대재난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유가족들로부터 받은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십자가는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으로 구성된 도보 순례단이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36일 동안 메고 있었던 것이라, 이를 로마로 가져가겠다는 교황의 결정은 사실상 유가족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황은 방한 이후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수준을 넘어 진상 규명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유족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기억하겠다'고 대답하며 간접적으로 그들의 뜻을 지지해왔다.

방한 나흘째인 17일에는 세월호 참사로 아들 승현 군을 잃은 아버지 이호진씨에게 직접 세례를 하기로 결정했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차 사그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의 연이은 '위로' 행보가 참사의 비극과 재발 방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환기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교황의 각별한 관심이 연일 화제가 되자 한국을 떠나는 날에도 유족들이 교황을 환송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정주 주교회 홍보국장은 18일 출국 공항 환송단과 관련해 "결정은 됐으나 지금으로서는 보안 사항"이라며 "교황청의 요청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공개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만일 유족들이 공항에서 교황을 환송하게 된다면 '세월호의 비극'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는 교황의 의지가 한국을 떠나는 날까지 거듭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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