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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대기 지형, 폭염 대신 '초미세먼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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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10여시간째 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 발령...북태평양 고기압 수축 등 복합적 원인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이른 봄 황사철도 아닌데 한여름에 왠 초미세먼지 주의보?".

13일 서울 지역에 장시간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 예비단계가 발령됐다. 서울시는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고 대기가 정체된데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상보다 일찍 수축하면서 중국 북동부 공업 지역에서 대기오염 물질을 한반도로 실어나르는 편서풍의 영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 싼 대기 지형의 변화가 '폭염'대신 '초미세먼지'를 우리나라에 선물했다는 것이다.
시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서울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72㎍/㎥까지 치솟으며 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 발령 기준치를 넘어섰다. 주의보 예비단계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60㎍/㎥를 초과하는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되면 발령된다. 이날 오전 9시 현재도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5㎍/㎥를 기록하고 있다.

직경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직경이 10㎛ 이하인 미세먼지(PM-10) 보다도 작아 흡입시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초미세먼지 주의보 예비단계는 시간당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45㎍/㎥ 이하로 떨어질 때 해제된다.

시민들은 이른 봄 또는 겨울 등에 주로 발령되던 초미세먼지 경보가 때 아닌 한 여름에 발령되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시민 김모(41)씨는 "한여름이라 마스크를 쓸 수도 없어 점심시간에 습관적으로 하던 산책 운동을 중단할 밖에 없었다"며 "여름철에 초미세먼지라니 그동안 별로 없었던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반도를 둘러 싼 대기 지형의 변화, 박무가 끼는 등 공기 중 높은 수증기 농도, 낮은 풍속으로 인한 대기 정체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무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 보다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에서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한반도로 실어 나르는 편서풍의 영향이 강해졌다. 실제 미국해양청의 대기오염 관련 자료에 따르면, 12일 밤부터 요동반도의 심양 등 중국 북동부 공업지대에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대거 한반도로 유입됐다.

이는 평상시 북태평양고기압이 기를 펴 한반도 인근 지역을 장악하는 한여름의 대기 지형과는 정반대로, 봄ㆍ겨울 등에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수축으로 한반도는 폭염 대신 초미세먼지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자동차 배기 가스 등 내부 오염 물질이 계속 일정 정도 배출되는 상황에서 현재 서울 지역 상공에 습도가 높아 박무ㆍ연무가 끼어 있는 상황도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고 있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공기중 수분이 오염물질을 흡착해 확산되지 않도록 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초미세먼지의 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후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초미세먼지 오염 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자주는 아니지만 한여름에도 이같은 대기 지형이 형성될 경우 가끔씩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아진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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