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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名山훼손 돈벌이"…정부 관광 육성대책에 환경단체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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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관광 특구제도, 설악산과 남산 케이블카 증설 등 추진…환경단체들 "환경 파괴하는 개발 논리"

▲ 설악산 공룡능선 전경(출처: 설악산국립공원)

▲ 설악산 공룡능선 전경(출처: 설악산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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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이번에는 산 개발인가?" 정부가 12일 내놓은 관광 산업 육성대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산지관광 활성화 및 케이블카 확충 방안이다. 산악지대의 규제를 풀어 관광객들이 휴양형 호텔에 묵을 수 있도록 하고 설악산과 남산에는 케이블카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상당한 환경 파괴 문제도 예상돼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대책이 "허울뿐인 또 다른 개발사업일뿐"이라며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MB판 삽질의 연장선"이란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관광 산업 육성대책에 따르면 산지관광 활성화를 위해 내년 1분기에 '산지관광 특구제도'가 도입된다. 현재 경사도 25% 이하·표고 50% 이하로 제한한 산지전용 규제와 부대시설 설치 제한 등의 규제를 완화하는 게 주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산악지역에 휴양형 호텔, 의료시설, 각종 체험시설 등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 이는 지난 6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에 건의한 내용을 대폭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국토의 64%가 산지이고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시장이 7조원 규모로 세계 2위에 이를 정도로 풍부한 산악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국민과 외국 관광객이 제대로 산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산지관광 특구제도 시행을 위해 산지관리법, 산림보호법, 자연공원법, 초지법 등 관련법상의 규제를 일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관광개발을 위해 각종 관련 법상의 규제를 일괄 해제하는 것은 각 법의 제정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국립공원은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 중 하나인데, 이런 곳을 개발해 국가가 돈벌이에 나선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반발했다. 전날 부처합동으로 발표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산림청이 빠져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설악산과 남산에 케이블카를 증설하는 방안 역시 환경파괴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 설악산 케이블카 착공을 위해 관련 절차를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하고, 남산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협의해 곤돌라형 케이블카 설치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에는 케이블카 조성을 희망하는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정부는 "친환경 최신공법을 적용하고 탐방예약제, 정상통제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라는 입정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합당한 근거 없이 관광활성화를 명분으로 자연훼손이 불가피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케이블카를 통해 관광객들이 산 정상까지 쉽게 갈 수 있게 되면, 자연 훼손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설악산의 경우 케이블카가 통과하는 지점은 천연기념물 217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산양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이미 이 같은 이유로 두 차례나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추진 불가 판정을 받았다.
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박근혜정부가 발표한 이번 규제완화 계획은 그동안 각종 대형 개발사업을 거쳐 오면서 만들어 놓은 최소한의 합의마저 깨고 있다"며 "보전은 뒷전에 두고 개발 논리만을 중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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