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회장들이 젊은 경영자 못지않게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상반기 이미 지구 한 바퀴가 넘는 장거리 해외 일정을 소화하는가 하면, 사내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면서 업무를 챙긴다.
1927년생으로 올해 87세인 강 회장은 신약 계약이나 새로운 판매망 구축 등 회사의 주요 사업이 있다면 거리에 구애받지 않고 직접 찾아가 파트너들을 만난다. 이달 초 방문한 독일에서는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치매·항암 치료제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내 행사도 꼬박꼬박 챙기면서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동아제약 대학생 국토대장정 행사에 매년 빠짐없이 참석해 학생들을 격려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동아 관계자는 “강 회장이 회사 주요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젊은 경영인들 못지않게 왕성한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12년 동안 5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2011년 개발한 대표 신약이다. 김 회장은 카나브 수출 계약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직접 가는 열정을 보인다. 덕분에 보령제약은 멕시코 러시아 중국 등 현재까지 16개국과 1억9000만달러 규모의 카나브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중순 그리스에서 귀국한 즉시 중국으로 이동해 겔포스를 수입해 판매하는 심천미강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중국 등 여러 국가들의 해외 파트너들을 만나 사업 논의를 할 계획이다.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과 이종호 JW중외홀딩스 회장도 건재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80세인 윤영환 회장은 해외 출장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최근 사재를 출연해 복지재단인 석천대웅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복지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 회장은 사내 식당에서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식사를 자주 같이 하며 회사 내부 일을 꼼꼼하게 챙긴다.
82세인 이종호 회장도 본인이 설립한 사회복지 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 운영에 힘쓰고 있다. 그는 최근 재단이 후원하고 있는 홀트 장애인 합창단인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 단원들을 초청해 같이 식사를 하고 격려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주요 제약회사 회장들이 상당히 고령이지만 자신들이 맨손으로 일군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열정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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