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갑부들, 단식전 쇼핑 여행에 英 특수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이슬람권의 금식월인 라마단(6월 29일~7월 28일)을 맞아 영국 쇼핑가가 들썩이고 있다.
AP통신은 해마다 라마단 시작 전 런던의 백화점, 보석상, 명품 판매점으로 중동 갑부들이 몰려들어 쇼핑에 열중한다며 '라마단 러시'를 최근 소개했다.
무슬림이라면 라마단 기간 중 일출에서 일몰까지 단식해야 한다. 라마단 시작 전 아랍권 갑부들은 런던으로 날아가 쇼핑에 열중하는 게 일상처럼 돼버렸다. 라마단이 끝나는 날인 '에이드 알 피트르'에도 런던 유통가가 들썩인다.
무슬림 갑부들의 쇼핑 금액과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영국의 상점마다 쇼핑하러 온 이들을 붙잡기 위해 마케팅에 열 올린다.
런던 소재 쇼핑센터 웨스트필드의 미프 라이언 마케팅 책임자는 "라마단에 맞춰 고객 유치 전략을 짜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웨스트필드는 아랍어가 가능한 쇼핑 도우미와 운전기사, 짐꾼도 대기시켰다.
무슬림 갑부들의 구매력은 수치로 입증된다. 스위스계 유통 조사업체 글로벌 블루에 따르면 지난해 라마단 직전인 6월 런던 유통가의 전달 대비 매출은 60% 치솟았다.
무슬림 갑부들은 왜 영국으로 몰려들까.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무슬림 쇼핑객은 별 불편함 없이 영어를 구사한다. 게다가 런던은 분위기가 개방적인데다 중동 손님 잡기에 애를 쓴다. 무슬림 쇼핑객들로서는 다른 도시로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글로벌 블루의 영국 담당 매니저 고든 클라크는 "아랍인들이 주로 런던에서 쇼핑한다"며 "런던은 아랍인들에게 제2의 고향이나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아랍권 쇼핑객이 전체 영국 방문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지난해 영국으로 건너온 아랍권 여행객을 모두 합해봐야 국가별 방문자 수에서 겨우 19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쇼핑에 쓴 돈은 무려 15억달러(약 1조5183억원)다.
그러니 런던 명품업계가 중동 출신 쇼핑객을 중국인과 함께 가장 중요한 고객으로 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동의 쇼핑객들은 명품 가방, 신발, 시계, 보석을 많이 산다. 초고가 과일 선물세트, 포장이 호화로운 대추야자, 코코아 가루가 뿌려진 아몬드 같은 먹을거리도 기념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