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제2공장부지 일부 매각

업계 "공장건설 무산된 것"…르노삼성 "부대용지일뿐"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르노삼성자동차가 부산 신호공단 내 제 2공장 부대용지 일부를 매각하면서 제 2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30일 르노삼성은 지난 4월 부산지역 한 조선기자재 업체에 부산공장 부지 5만9400㎡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한 부지는 부산공장 전체 165만㎡ 가운데 제 2공장 건립 예정부지 등으로 남겨놓은 66만㎡의 일부다.

르노삼성은 "부지를 매입한 조선기자재 업체는 부산에서 공장을 운영하다가 본사를 서울로 옮긴 후 현재 충남 아산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라며 "이 회사가 부산 내 부지를 찾는 도중 르노삼성이 내놓은 부지를 확인하고 매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의 부지 매각을 두고 업계는 르노삼성의 제 2공장 건립이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1990년대 당시 삼성자동차로 출범한 르노삼성은 부산시가 자동차 산업 유치를 위해 조성 원가로 분양한 부지를 인수하면서 제 2공장 건설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르노삼성측은 연산 30만대 생산을 위한 부지이며, 국내 및 수출이 증가할 경우 제2공장을 설립, 부산시 등 경남지역 경제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부지 매각과 관련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그룹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부지 매각은 현금화 및 자금확보 차원의 성격이 짙다"며 "이번 부지 매각으로 공장 확대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매각한 부지는 공장부지가 아닌 부대용지"라며 "이 부지는 1990년대 삼성차가 사업을 시작할 때 부품 협력업체들을 입주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영비 확보를 위해 일부 부지를 적법 절차에 따라 매각했고, 제 2공장과 상관없는 유휴지"라며 "정확한 매각 금액, 시세차익을 밝힐 수 없지만, 유휴지인만큼 큰 금액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규모는 연 30만대다. 현재 생산량 13만대와 오는 8월 생산되는 닛산 로그 8만대를 감안하더라도 부산공장 전체 생산규모에 못 미친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