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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강렬한 표현…'절규' 뭉크의 국내 첫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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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규, 석판화, 35.2 x 25.1cm, 1895년.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절규, 석판화, 35.2 x 25.1cm, 1895년.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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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귀를 막고 쾡한 눈을 부릅뜬 채 입을 다물지 못하는 주인공은 극도의 혼란 속에 빠져 있다. 가로, 세로, 사선의 선들이 흐물거리며 수도 없이 그어진 배경은 주인공의 얼굴과 함께 공포감을 자아낸다. 바다 위 떠 있는 배 두 척과 멀리 자신과는 반대방향으로 걷고 있는 두 인물은 주인공의 비명이 들리지 않는다는 듯 무심하다.

에드바르드 뭉크(Edvard Munch, 1863~1944년)의 작품 '절규'다. 광고 등 대중매체 속에서도 자주 등장해 익숙한, 뭉크의 가장 유명한 그림이다. '절규'는 물질주의에 지치고 불안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해석돼 왔다.
뭉크의 '절규'를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다음달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뭉크 회고전이 '에드바르드 뭉크-영혼 시'라는 제목으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절규'는 판화 작품이다. 1994년과 2004년 작품 도난 사건으로 인해 해외반출이 어렵게 된 회화 버전을 대신해 1895년에 제작된 흑백의 강렬한 석판화가 공개된다.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이 작품을 전시한 이후 해외에서는 8년 만이다.

뭉크는 유화, 템페라, 크레용, 파스텔, 판화 등으로 재료를 달리해 여러가지 버전의 '절규'를 제작했다. 가장 유명한 템페라 버전은 노르웨이 내셔널갤러리에, 유화와 파스텔 버전은 노르웨이 뭉크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크레용 버전은 지난 2012년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 1억1990만 달러(약 1300억원)를 기록하며 미국의 개인 소장자에게 낙찰됐다.

생의 춤, 캔버스에 유채, 143 x 208 cm, 1925년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생의 춤, 캔버스에 유채, 143 x 208 cm, 1925년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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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의 자화상, 캔버스에 유채, 82 x 66 cm, 1903년.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지옥에서의 자화상, 캔버스에 유채, 82 x 66 cm, 1903년. ⓒ The Munch Museum / The Munch-Ellingsen Group / BONO, Osl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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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뭉크 회고전인 이번 전시는 '절규' 뿐 아니라 '생의 춤', '마돈나', '뱀파이어', '키스' 등 대표작과 작가가 직접 촬영한 셀프카메라 등 총 99점의 작품이 선을 뵌다.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이자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화가인 뭉크의 전반적인 작품세계를 조망할 수 있다. 또한 작가는 작품을 통해 기존의 회화적 관습과 단절해 나가면서 동시대 부르주아들과 보수적인 미술 비평가들을 도발했다.
“더 이상 사람들이 독서를 하고 여자들이 뜨개질을 하는 실내를 그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살아서 숨 쉬고 느끼며, 고통 받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가 남긴 말속엔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아닌, 인간의 감정과 내면에 대한 강조가 묻어난다.

그의 작품에는 '에로티시즘', '멜랑콜리', '사랑', '슬픔'과 관련된 감정이 시각적으로 밀도있게 담겨 있다. 그는 왜곡된 형태와 강렬한 색감을 사용해 독창적인 영혼의 풍경을 완성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소개되는 뭉크의 그림 '생의 춤'은 그가 전 생애에 걸쳐 완성한 '생의 프리즈' 연작 중 대표작이자 사랑을 주제로 한 마지막 작품이다. 이 그림에는 달빛 아래에서 춤을 추고 있는 다른 커플들과는 달리 중앙에는 춤 제안을 거절하는 붉은 드레스의 여성과 드레스에 휘감긴 뭉크가 있다. 양 옆에는 축제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암울한 분위기의 두 여성이 중앙을 향해 외롭게 서 있다. 이는 뭉크의 자화상인 동시에, 인간의 욕망이 표출된 작품이기도 하다. 뭉크는 동일한 주제의 작품을 다양한 매체로 제작하곤 했는데, 이번 전시에서 총 4가지 버전의 '키스' 작품이 전시된다. 회화버전의 작품이 어둡고, 욕망으로 가득 찬 연인의 키스를 보여주는 반면, 목판화 작품은 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난 소박한 키스를 보여주고 있다.

뭉크는 회화 뿐 아니라 연극, 영화 등 다양한 예술장르에 독창적인 표현기법을 적용하면서 독일 표현주의 예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조국 노르웨이에서는 뭉크의 초상을 1000크로네 화폐에 그려 넣을 정도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노르웨이는 지난해 뭉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와 다양한 전시를 마련해 뭉크를 기념했다. 문의 02-580-1300.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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