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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산 역사' 사라지는 낡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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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한 지 43년이 된 서대문구 냉천동 금화시범아파트 3동

건축한 지 43년이 된 서대문구 냉천동 금화시범아파트 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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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40년 넘은 아파트 철거 검토…일부 주민들 이주 거부에 붕괴 위험 지속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사회 전반에 안전의식이 높아지면서 40년 넘은 노후 아파트가 하나둘씩 철거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구청이 철거를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시민아파트'라는 이름으로 주거난 해소에 기여했던 초기 아파트의 모습을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이주를 거부, 붕괴 위험에 노출돼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안전진단 결과 DㆍE급 판정을 받은 아파트는 총 105곳이다. 일반주택의 경우 D급이 41곳, E급은 25곳이다.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E등급은 즉시 재건축을 허가해주는 등급이다.

44세를 맞은 서대문구 냉천동 금화시범아파트는 철거를 앞두고 있다. E급 판정을 받은 지 7년이 지났고 수도와 가스도 끊긴 상태다. 김현옥 서울시장 시절 지은 이 아파트는 4개동 중 2개동은 헐리고 3ㆍ4동에 4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철거를 진행하려면 관리처분을 거쳐 청산절차를 마쳐야 하는데 '건축물 붕괴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시장의 허가를 받아 철거가 가능하다. 서대문구는 이르면 8월 전에 철거하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단지는 이후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지난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60가구 정도 내보냈고 남은 가구들 이주가 끝나는 대로 외부인 출입을 막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할 계획"이라며 "강제 이주까지도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장마기간 건물이 습기를 머금어 붕괴될 위험성이 높아 참사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현제2시민아파트

회현제2시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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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낡은 아파트 '회현 제2시민아파트'는 보존과 철거의 기로에 서있다. 와우아파트 붕괴 직후 건립된 이 아파트는 1층과 6층으로 이어지는 통로와 중정구조 등 근대적 아파트의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다. 4~6층 아파트가 많던 시기에 보기 드물게 10층으로 건립된 것도 존치하자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서울시는 회현시민아파트를 존치할지, 철거한다면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는 정밀안전 진단 후 처리방안에 대해 결정할 계획이다. 존치든 철거든 소유자들은 가구당 1억2000만~1억3000만원에 달하는 건물 보상비를 받거나 SH공사의 특별분양권을 받아 다른 집으로 떠나야 한다.

두 아파트는 모두 '시민아파트'로 시가 토지소유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나 자치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민간아파트의 경우 개입 여지가 없다. '정릉 스카이아파트'의 경우 관할구청인 성북구가 이주를 장려하고 있지만 입주민들은 유일한 주거공간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이 보상을 해줄 수도 없고 5층까지만 허용되는 자연경관지구인 탓에 사업성이 떨어져 재개발도 하기 어렵다.

정릉 스카이아파트는 1969년 준공돼 2008년 안전진단 E급 판정을 받았다. 현재 26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일부 동은 철기둥에 의지하고 있을 정도로 노후도가 심각하다. 성북구는 계측기를 설치해 월 1회 균열 정도를 체크하는 등 수시로 살피며 이주를 권유하고 있다. 구청은 이주를 장려하기 위해 인근 시세의 30% 수준으로 임대료가 책정되는 SH공사의 매입임대주택 입주를 권유하고 있으나 거부당한 상태다. 입주민들이 계속 위험에 방치될 수밖에 없어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난위험시설 E등급을 받은 정릉동 스카이아파트

재난위험시설 E등급을 받은 정릉동 스카이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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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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