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닉스 제습기·스팀보이 온수매트 등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인기몰이
16일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는 올해부터 제습기 OEM을 중단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코웨이에 제습기를 공급하던 위닉스는 올 들어 제습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자체 브랜드인 '뽀송'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 OEM에 의존하던 위닉스였지만 이제는 제습기 시장에서만은 삼성ㆍLG전자보다 브랜드가치가 높다.
대기업 OEM은 과거 유통채널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중소ㆍ중견기업들에는 단기간에 몸집을 불릴 수 있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낮은 수익성과 대기업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의존도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중소 가전업계 관계자는 "OEM으로 납품하면 매출은 보장되지만 대기업의 단가인하 압력으로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이 작다"며 "공급업체가 교체되는 일도 허다해 안정적인 판로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홈쇼핑ㆍ인터넷 쇼핑몰ㆍ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의 활성화로 인해 유통채널이 다변화되고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더는 OEM에만 기대지 않아도 되는 시장 환경이 조성된 것도 배경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중견기업들은 '제 2의 위닉스'를 꿈꾸며 자체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석유난로ㆍ빌트인 가전 등으로 유명한 파세코는 지난 4월 자체 브랜드로 제습기 시장에 진출했으며 LG전자ㆍ효성ㆍ동양매직 등 대기업에 정수기를 납품했던 원봉은 자체 브랜드 정수기 '루헨스'를 출시하고 지난해부터 탤런트 송중기를 TV 광고모델로 기용해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자가 브랜드 열풍이 경기불황이 낳은 일종의 '궁여지책'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자체 브랜드를 선보인 한 중견기업 대표는 "최근 전체적으로 경기가 나쁘다 보니 OEM 물량이 줄면서 OEM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체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 기업도 적지 않다"며 "판로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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