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시간 속으로 떠나는 영화 '리스본행 야간열차'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 빌 어거스트 감독...5일 개봉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사소한 것이 인생을 바꾼다. 학교에서 고전문헌학을 강의하는 노교수 '그레고리우스'도 마찬가지다. 매년 새로운 학생들이 그의 강의실을 찾는 동안에도 그는 늘 그 자리에서 결코 변하지 않을 고전을 가르친다. 혼자임이 익숙한 일상은 어제와 오늘의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단조롭다. 쓰레기통에서 티백을 다시 꺼내 우려내 마셔도 아무도 간섭하지 않을 생활이다. 그런 그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뀐 것은 어느 비오는 날, 붉은 코트를 입은 한 여인을 만나면서다. 다리에 뛰어내리려던 여인을 구한 그레고리우스는 그녀가 남긴 오래된 책 한 권에 매료된다. 급기야는 책의 저자 '아마데우 프라두'를 찾기 위해 그는 난생 처음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는다.
영화는 리스본에 도착한 그레고리우스 교수의 이야기와 책의 저자 '아마데우 프라두'의 이야기를 두 중심축으로 놓고 있다. 열정 없는 삶에 익숙해있던 그레고리우스 교수는 책의 저자 '아마데우 프라두'의 행적을 좇으며, 그가 살았던 혁명의 시대에 흠뻑 매료된다. 1974년 독재정권과 식민지 정책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이 책의 배경이 되고 있으며, 귀족 가문 출신의 의사 아마데우와 노동자 계급 출신의 절친 조지, 그리고 모든 것을 기억하는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두 남자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스테파니아의 사랑과 우정, 배신과 음모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특히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혁명을 재구성해내는 구조가 포르투갈의 이국적인 풍광과 함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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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원작은 파스칼 메르시어의 동명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다. 낯선 플랫폼에 첫 발을 내딛는 소심한 중년 교수는 제레미 아이언스가 연기한다. 학교 교장의 계속되는 전화가 그를 끊임없이 현실(제자리)로 불러들이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안과의사에게 데이트 신청 한 번도 변변하게 못하지만, 확실히 그의 인생은 리스본 기차에 오르기 전과 후로 나뉜다. 제레미 아이언스는 "'그레고리우스'라는 인물은 인생은 정해져 있는 대로 사는 것이라 생각해왔지만, 선택의 순간이 닥쳤을 때 그는 삶을 바꿀 용기를 냈다"며 "주인공은 기어이 그의 고향 스위스와 단조롭던 일상을 벗어나 리스본행 열차에 올라탔다"고 설명한다.
영화 속 스위스와 포르투갈의 풍광을 비교해보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감독은 '정복자 펠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등을 수상했던 빌 어거스트가 맡았다. 이밖에도 멜라니 로랑, 잭 휴스턴, 마르티나 게덱 등의 배우들도 만나볼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5일 개봉.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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