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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자극, 당신의 투표 불참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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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혐오’ 선거무관심 유도 우려…‘응징투표’ 이어지면 네거티브 선택 한 쪽이 낭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네거티브’는 선거에 나선 이들에게는 강렬한 유혹이다. 눈앞에 아른거리는 ‘선거승리’ 꿈을 이뤄낼 보증수표처럼 보일 때도 있다.

휘발성도 강하다. 불꽃처럼 타오르다 어느 순간 조용히 꺼지는 존재, 네거티브 선거의 메커니즘이다. 효과는 분명하다. 워낙 자극적인 소재라 유권자 시선을 모을 수 있다. 네거티브 공격 목표가 된 대상자는 해명에 급급하다 선거를 끝낼 수도 있다. 네거티브를 이끄는 주체도 그 점을 노린다.
뭔가 자극적인 소재를 폭로하고 대대적인 홍보 공세에 나서는 게 네거티브 선거전의 골격이다. 자극적인 소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네이밍(이름짓기)’에도 골몰한다. 상대 후보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는 굵고 짧은 제목, 그것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언론이 이를 받아주면 이미 절반의 성공은 거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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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은 기간이 정해져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5월22일부터 6월3일까지 13일 동안이 선거운동 기간이다. 선거 시작 첫날부터 네거티브를 선택하는 이들은 드물다. 이미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누구나 ‘정책선거’를 하겠다고 공언한다.

그러나 선거가 중반을 향해 달려갈수록 네거티브 유혹에 빠지는 후보가 나타난다. 이대로 가면 패배가 예상되니 뭔가 반전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쪽이 네거티브를 선택하면 다른 후보가 맞불을 놓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책경쟁은 사라지고 의혹과 음모, 역공과 덫의 '머리싸움'이 선거흐름을 이끌게 된다.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네거티브가 고개를 들고 있다. 무차별 폭로전이 시작된 셈이다.

여야, 지역 할 것 없이 곳곳에서 네거티브 선거전이 엿보인다. 선거 중반에 네거티브 사안이 쟁점으로 떠오르면 진실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은 채 선거가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근거 있는 의혹, 합리적인 지적이라면 후보자 검증 차원에서 의미가 있지만 정반대의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선거 승리만을 위한 근거 없는 폭로, 유권자를 단기적으로 속이기 위한 꼼수로 드러날 경우 선거는 혼탁을 넘어 ‘야바위판’으로 바뀌게 된다.

네거티브를 하는 쪽도 위험부담은 있다. 선거를 혼탁하게 한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여론의 거센 질타를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 번 선택한 네거티브 이슈를 쉽게 놓지 못한다. 여기에서 후퇴하면 안 하느니 못한 선택이다. 책임을 고스란히 뒤집어 쓸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자극적으로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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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선거를 ‘정치혐오’ 자극을 위해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만의 탄탄한 고정지지층을 지닌 이들일수록 투표율 상승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선거전이 혼탁해지면 투표참여 열기가 떨어지고 이렇게 되면 충성도 높은 지지자를 보유한 쪽이 유리한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

반면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의미는 평소 정치무관심층이 선거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밋밋한 선거전이 이어질 경우 지지율에서 뒤쳐져 있는 후보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나온 ‘극약’ 처방 중 하나가 네거티브 선거전이다.

네거티브로 선거가 혼탁해지고 이를 주도한 후보에게 비판과 조롱이 쏟아져도 그들은 뒤에서 웃을지 모른다. 혼탁한 선거가 정치혐오로 이어져 투표 참여열기를 떨어뜨린다면 현재의 우열관계와는 다른 투표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네거티브 선거전이 유권자 인내의 한계를 넘어설 경우 선거 혼탁을 이끈 후보에 대한 ‘응징 투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네거티브를 이끈 쪽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는 낭패를 보게 된다. 네거티브 선거전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결국 유권자 선택에 달려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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