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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의원도 내용 모르는 기초연금 합의안"

최종수정 2014.04.30 08:26 기사입력 2014.04.29 11:42

새정치연합 지도부, 기초연금 합의안 세부 내용 공유 안한 듯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기초연금 절충안에 관한 세부내용을 소속 의원들과 공유하지 않은 채 의원총회를 통해 통과시키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당 지도부가 국민들의 노후복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초연금 도입과 관련해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소속 의원들은 절충안의 세부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정치행동그룹 '더 좋은 미래'는 28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회의를 열어 기초연금에 대해 논의한 뒤 '노인, 청장년층, 연금 성실가입자 차별하는 국민연금 연계 기초연금안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더 좋은 미래' 성명서에는 "연금 수급액이 30만원 미만인 장기가입자(12년 이상)에게는 기초연금 삭감 없이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30만원의 근거가 불분명하며 향후 30만원을 어떻게 인상할지 알려진 바 없다"고 비판했다.
가입기간에 상관없이 기초연금 전액을 지급할 수 있는 '기준액 30만원'은 지난 16일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조찬회동을 통해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음에도 가입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연금 수급액이 줄어드는 저소득층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절충안과 관련해 그동안 시민사회와 야당 내부에서는 국민연금 수급액 기준선 30만원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를 두고서 의견이 분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30만원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됐는지, 매년 어떻게 인상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현 세대 노인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미래 세대 노인의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었다. '더 좋은 미래'의 성명서에 담겨있는 문제의식 역시 같은 연장선상이다. 30만원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알지 못한다면, 올해 기준이 30만원이어도 내년 기준은 30만원 그대로인지 물가에 따라 오를 수 있는지 등이 불분명해져 앞으로 기초연금 제도가 어떻게 운영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던진 물음은 당이 아닌 전혀 뜻밖의 인물들에 의해 해결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총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새누리당과 정부는 '더 좋은 미래' 성명서에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복지위 소속의 김현숙·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수정안은 국민연금수급액 30만원에 미치지 못한 어르신들에게 20만원을 보장해주자는 것"이라며 "기초연금이 증가함에 따라 (30만원이라는 기준액도) 동일하게 증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자료를 통해 "30만원은 현재 기초연금 제도 내에서의 기준연금액(20만원)의 150%로 30만원의 인상률은 기초연금액 인상률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상관없이 기초연금 전액이 지급되는 국민연금액 하한선 30만원은 물가변동률과 5년 단위의 조정에 의해 결정된다는 원칙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다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를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또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연금 협상안과 관련해 소속 의원들에게 합의안 내용을 구두로만 설명했을 뿐 문서 형태로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의 설명에만 의지해 협상안을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소속 의원들이 기초연금 절충안 세부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다음 의원총회까지 소속 의원들과 국민들의 여론조사를 통해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협상안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한 소속 의원과 세월호 침몰 사고 등의 영향으로 더욱 더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의견을 물어 기초연금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서구사회는 연금 문제의 경우 10년간의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모든 구성원들이 상호 책임을 공감하며 합의해 연금 개혁을 한다"며 “원내대표 간 아침밥 자리에서 기초연금 도입안을 결론 내리는 일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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