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지도부, 기초연금 합의안 세부 내용 공유 안한 듯
새정치민주연합 내 정치행동그룹 '더 좋은 미래'는 28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회의를 열어 기초연금에 대해 논의한 뒤 '노인, 청장년층, 연금 성실가입자 차별하는 국민연금 연계 기초연금안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더 좋은 미래' 성명서에는 "연금 수급액이 30만원 미만인 장기가입자(12년 이상)에게는 기초연금 삭감 없이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30만원의 근거가 불분명하며 향후 30만원을 어떻게 인상할지 알려진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절충안과 관련해 그동안 시민사회와 야당 내부에서는 국민연금 수급액 기준선 30만원이 어떻게 결정되었는지를 두고서 의견이 분분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30만원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됐는지, 매년 어떻게 인상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며 "현 세대 노인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미래 세대 노인의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었다. '더 좋은 미래'의 성명서에 담겨있는 문제의식 역시 같은 연장선상이다. 30만원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알지 못한다면, 올해 기준이 30만원이어도 내년 기준은 30만원 그대로인지 물가에 따라 오를 수 있는지 등이 불분명해져 앞으로 기초연금 제도가 어떻게 운영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이 던진 물음은 당이 아닌 전혀 뜻밖의 인물들에 의해 해결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총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새누리당과 정부는 '더 좋은 미래' 성명서에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고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또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연금 협상안과 관련해 소속 의원들에게 합의안 내용을 구두로만 설명했을 뿐 문서 형태로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의 설명에만 의지해 협상안을 파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소속 의원들이 기초연금 절충안 세부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다음 의원총회까지 소속 의원들과 국민들의 여론조사를 통해 의견을 물을 예정이다. 협상안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한 소속 의원과 세월호 침몰 사고 등의 영향으로 더욱 더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의견을 물어 기초연금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서구사회는 연금 문제의 경우 10년간의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모든 구성원들이 상호 책임을 공감하며 합의해 연금 개혁을 한다"며 “원내대표 간 아침밥 자리에서 기초연금 도입안을 결론 내리는 일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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