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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對 파나마 운하 폭 1m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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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 새 수로 너비 49m까지만 통행시킬 계획…日 50m로 키워라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파나마운하 폭 1m를 놓고 일본과 파나마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파나마는 기존 수로 2개 옆에 더 넓은 수로를 파고 갑문을 만들고 있다. 개통된 지 100년 된 파나마운하를 확장하는 공사다. 파나마운하관리청에 따르면 새 수로와 갑문은 폭 49m짜리 선박까지 통과시킬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 2016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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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파나마에 너비가 50m인 선박이 통행 가능하도록 규모를 키우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선폭이 50m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이 새 파나마운하를 지날 수 있어야 북미 셰일가스를 비용을 덜 들이고 들여올 수 있다고 설명한다. Q플렉스라고 불리는 폭 50m짜리 LNG 수송선은 49m LNG선에 비해 한 번에 38% 더 많은 LNG를 나를 수 있다.

파나마운하의 기존 수로는 폭이 훨씬 좁아 LNG선이 아예 다니지 못한다. LNG선은 너비가 40m 이상이다. 기존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규모는 파나맥스라고 불리며 너비 32m에 5만~8만t급이다.
◆파나마 "49m 폭 선박이 다수"= 미나미 료(南亮) 일본 경제산업성 석유천연가스 과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파나마운하는 아시아에 중요한 항로인데 가장 작은 LNG선만 다닐 수 있게 한다"며 "그렇게 되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나미 과장은 49m 규모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파나마에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장관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프란시스코 알바레즈 데 소토 파나마 외무장관을 만나 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파나마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LNG선이 점차 커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Q플렉스는 많지 않다고 주장한다고 WSJ는 전했다. 파나마운하관리청은 현재 LNG선 392척 중에 이 규격은 45척으로 1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어 LNG 수송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 건조될 LNG선도 주로 폭 49m 이하 규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나마운하관리청에 따르면 LNG선은 LNG터미널에 맞춰 건조되는데 세계 LNG터미널 대부분에는 폭 49m 이하 LNG선이 드나들 수 있다. Q플렉스가 LNG를 하역할 수 있는 곳으로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카타르의 LNG터미널이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다.

파나마운하관리청은 다만 "새 수로를 완공한 뒤 대형 선박이 지나도록 운영하면서 '새 파나맥스'를 조정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파나마운하관리청 홈페이지를 보면 통과 가능 선박의 폭은 49m이지만, 갑문의 폭은 55m다. 물리적으로는 너비 50m인 LNG선도 통과 가능하다는 얘기다.

파나마운하 새 갑문 공사 현장. 사진=파나마운하관리청

파나마운하 새 갑문 공사 현장. 사진=파나마운하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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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키르 등 4개국 업체 컨소시엄인 GUPC가 파나마운하 확장공사를 수주해 진행한다. GUPC 측은 WSJ에 "더욱 더 큰 선박으로 수송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고 인정하고 "새 수로와 갑문의 폭을 결정하는 데 우리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나마운하관리청이 결정했다는 얘기다.

◆日 확장공사 최대 대출국= 일본은 파나마운하 확장공사에 대해 발언할 권리가 있다. 파나마에 이 공사 비용을 가장 많이 빌려줬기 때문이다. 파나마 정부는 운하를 확장하는 데 드는 비용 52억달러 중 23억달러를 해외에서 조달한다. 이 가운데 일본 국책은행인 국제협력은행이 8억달러를 지원한다.

셰일가스 양산으로 저렴해진 미국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것은 일본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일본 경제 전체에서 중요한 과제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ㆍ해일 사태가 발생하자 일본은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전면 중지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전력 부족을 천연가스 발전으로 메우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가스 수입을 늘린 이후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LNG 수입액은 일본 무역수지 적자의 60%를 차지한다. 지난 3월 결산한 회계연도에 일본은 LNG를 7조3000억엔 규모 수입했다. 후쿠시마(福島) 사태가 발생하기 전 연간 수입액 3조6000억엔의 2배에 달한다. 비싼 천연가스로 생산한 전력은 원가가 높아, 가스발전 비중이 커지면서 전기요금이 인상됐다.

값싼 미국 천연가스를 들여오면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일본이 부담하는 천연가스 가격은 100만BTU당 15~16달러인데 미국산 값은 이 시세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BTU는 열량을 기준으로 한 단위다. 미나미 과장은 "그러나 작은 LNG선을 활용해야 하면 수송 비용이 늘어나 미국산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이점이 일부 상쇄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천연가스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만 수출한다. FTA를 맺지 않은 나라에서 미국 천연가스를 수입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미국 에너지부는 일본 등 FTA를 체결하지 않은 8개국에 천연가스 수출을 승인해줬다.

일본은 미국에서 3개 셰일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 물량 수입 건이 다 승인되면 일본은 2017년부터 천연가스를 연간 1500만t 들여올 수 있다. 이 물량은 일본 천연가스 소비량의 17%에 해당한다.

일본 추부(中部)발전은 미국 텍사스의 프리포트 LNG 프로젝트에서 천연가스를 연간 220만t씩 20년 동안 도입하기로 했다. 추부발전 대변인은 "소형 LNG선을 몇 대 발주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과하지 못할지 모르는 대형 선박을 발주하는 위험을 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파나마운하의 새 수로가 좁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의 더 넓은 물길은 열리자마자 너무 좁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다.


☞파나마운하 확장 공사
파나마운하 확장 공사는 기존 운하와 나란히 더 넓은 수로와 갑문을 만드는 것이다.

기공식이 2007년에 개최됐지만 실제 착공은 2009년에 이뤄졌다. 건설공사 컨소시엄을 선정하는 등 과정에 시일이 걸렸다. 파나마는 당초 운하 개통 100주년인 올해 말까지 확장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공사가 지연되면서 여러 차례 완공 시기가 늦춰졌다.

확장된 수로는 2016년초에 개통될 예정이다. 파나마운하관리청은 홈페이지에 3월말 현재 확장공사가 74% 진척됐다고 밝혔다.

기존 파나마운하는 5000TEU급 선박까지만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새 수로로는 1만3000TEU급 화물선까지 통행이 가능하다. TEU는 컨테이너 박스 1개를 기준으로 한 적재용량 단위다.

파나마운하관리청에 따르면 새 수로가 열리면 수송능력이 2배로 확대된다. 현재 연간 약 1만5000척이 파나마운하를 이용한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운하는 길이가 64㎞에 이른다. 운하를 통과하는 데 8시간여 걸린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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