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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디지털거울 앞에서 가슴을 가린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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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앞서 풀어야 할 인간적이고 철학적 문제 많아

▲한 참가자가 디지털거울앞에 나타난 자신의 실제 이미지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제공=뉴사이언티스트]

▲한 참가자가 디지털거울앞에 나타난 자신의 실제 이미지를 지켜보고 있다.[사진제공=뉴사이언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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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우리 몸의 구석구석을 정확하게 촬영하는 장치는 기술적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기술적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거북함과 불편함도 남아 있다. 최근 미국의 공항에서는 보안 검색 강화를 위해 투시카메라를 설치해 전 세계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투시카메라에는 내가 '벌거벗은' 적나라한 이미지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은 의학계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16일(현지시간) '디지털거울이 당신의 몸 안을 보여준다(Digital mirror reveals what lies under your skin)'는 기사를 싣고 최근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실시간 3D 입체영상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몇 달 전 파리의 한 예술박물관에서 벌어졌던 일이다. 한 커플이 검은 스크린 앞에서 왔다갔다하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들 앞에 놓여 있는 검은 스크린에서는 옷을 전혀 걸치지 않은 그들의 이미지가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그들의 몸을 촬영해 장기는 물론 뼈와 근육까지 자세하게 보여주는 영상이 스크린에 표출된 것이다. 커플 중 깜짝 놀란 여성은 그녀의 가슴을 두 손으로 가리면서 불편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이른바 '디지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쳐다본 것이다. 디지털 거울은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촬영해 3D 입체영상으로 보여주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처럼 기술적 진보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정작 이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문화적 충격은 아직 크다. 자신의 '발가벗은 모습'이 바로 눈앞에서 적나라하게 스크린에서 펼쳐지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다면 기분 좋게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기술적 진보에 앞서 해결해야 할 철학적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몸 안을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의학촬영 장치는 많았다. 지금도 경험하고 있다. 엑스레이(X-ray),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은 우리 몸 안을 직접 촬영한다. 이런 촬영 장치는 우리 몸의 뼈와 장기 등을 정확하게 촬영해 우리 몸의 어디에 이상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CT, MRI 등은 우리 몸을 촬영한 뒤 3시간 정도 지나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3D 입체영상은 실시간으로 우리 몸의 '적나라함'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이들 장치와 차이점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3차원 동작인식카메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Kinect)이다. 이 장치는 수 십 개의 다른 측면에서 우리의 몸을 촬영해 3D로 제공한다. 실시간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뇌졸중 등 분초를 다투는 환자의 경우에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리 예술박물관에서 있었던 여성의 경험처럼 아직 우리가 이런 실시간 입체 영상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파리대학의 의학이미지연구자인 자비에르(Xavier Maitre) 박사는 3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실험해 봤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의 3분의1정도가 다른 사람들이 디지털 거울에 나타나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에 대해 불편함과 거북함을 표현했다. 파리 예술박물관의 여성이 자신의 가슴을 가렸던 것처럼.

자비에르 박사는 다음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참가자들에게 꿈틀꿈틀 뛰는 심장과 간의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프로그래밍 된 실제 영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역동적이고 살아 움직이는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참가자들이 그들 자신의 몸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단계적 이해는 물론 해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기술적 발전과 함께 인간적이고 철학적 고민도 함께 풀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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