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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로베르 두아노'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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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두아노,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 1950년

로베르 두아노,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 195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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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파리 시청 앞 광장을 걷던 젊은 남녀가 뜨겁게 키스를 나눈다.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 후였다. 이들은 기쁨에 찬 나머지 주변의 행인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사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이 흑백사진은 포스터와 엽서, 티셔츠에 인쇄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젊은 사랑'의 상징으로 사랑받아오다 세간의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다. 사진이 세상에 나온 지 55년 후, 연출된 사진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에도 이 작품은 당대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진으로 남아 있다.

"나는 삶 그 자체를 찍기보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찍는다"라고 했던 로베르 두아노(Robert Doisneau, 1912~1994년). 그는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 윌리 로니스(Willy Ronis)와 함께 3대 휴머니즘 사진가로 불린다. 광고, 산업사진가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가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사랑 받았던 것에는 바로 파리 거리의 사진들이 있었다. 어두운 시대 상황 속에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은 인물 사진들은 유머가 넘치며 따스하다.
두아노는 1940년부터 사진매체의 특성을 잘 활용하여 자신 주변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온 프랑스 작가다. 외곽 지역인 장티이(Gentilly)에서 태어난 그는 평생을 교외에서 살아서인지 늘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향했다. 순박하게 뛰노는 아이들과 사랑을 약속하는 결혼식, 그리고 끓어오르는 열정이 흠뻑 느껴지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두아노의 프레임 안에서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 특별함이 더해졌다.

두아노의 개인사를 보자면, 그는 불운한 삶이었다. 1차 세계대전으로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났고, 당시 유럽의 상황은 전쟁으로 인한 고아들과 피난민들이 거리에 넘쳤다. 산업혁명과 경제공황이 이어졌던 격변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두아노는 사진 작업을 통해 삶의 의지를 잃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촬영병이었던 그는 1931년 앙드레 비뇨(Andre Vigneau)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면서 사진가로 인정받게 된다. 이후 렉셀시오(L’Excelsior)지의 광고 사진을, 르노 자동차 회사에 취직해 산업사진을 찍고, 1949년부터 1951년까지 프랑스 보그지의 패션 사진가로도 활동했다. 그리고 같은 시기 그룹 피프틴(Group 15)의 일원으로 지내면서, 당시 유명한 사진가, 예술가들과 친분을 맺어갔다. 그때 피카소, 자코메티 등의 인물사진을 찍었다.

두아노의 작고 20주년을 맞아 다음달 1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서교동 KT&G 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국내 최초 회고전이 열린다.
이 전시에는 널리 알려진 '파리 시청 앞 광장에서의 키스'(1950년) 원본 사진 외에도 '순수', '사랑', '풍경', '인물'로 주제로 나눠 그의 찍었던 사진 75여점과 밀착 인화본 3점 등 80여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는 KT&G 상상마당과 프랑스에 위치한 아뜰리에 로베르 두아노 재단(l’Atelier Robert Doisneau)과의 협업을 거쳐 전통적 방식인 '젤라틴 실버프린트' 공정으로 인화된 사진작품으로 구성된다. 이 공정을 거친 사진은 휘발성을 가진 디지털 인화를 거친 사진과는 달리, 은을 원료로 하는 특수용지에 인화하고 제작돼 원본 그대로의 느낌이 장기간 유지된다.

부대행사로는 암실 체험 프로그램 '오픈 스튜디오'에서 젤라틴 실버프린트 공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또 국내 사진 전문가 및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로베르 두아노의 작품을 해석해 소개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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