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자 자살률, 일반인에 25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결국 자살할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자살사망자 통계와 자살시도자에 대한 면접 조사, 자살 사망자 심리적 부검, 대국민 자살인식조사 등을 토대로 한 대규모 자살실태조사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월 발효된 자살예방법에 근거해 실시한 것으로, 정부 주도로 실시한 전국 규모의 첫 자살실태조사다.
2007∼2011년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을 찾은 8848명 가운데 2012년 말 기준으로 실제 자살한 사람은 236명으로, 연간 10만명당 약 700명의 자살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 인구의 자살사망률인 10만명당 28.1명에 비해 무려 25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한 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의 자살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남성 자살 사망자의 절반이 자살 시도 7개월 이내에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60대 이후 자살 시도자의 자살률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또 지난해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은 자살 시도자 1359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실시한 결과, 이들 가운데 37.9%는 자살 시도의 이유로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을 꼽았다. 이어 '대인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31.2%를 차지했으며, '경제적 문제'(10.1%), '고독'(7.1%), '신체 질병'(5.7%)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의 50%, 여성의 40%가 자살을 시도할 당시 음주 상태였다.
자살 사망자 8000여명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자살 직전 남녀 모두 정신과적 질환으로 인한 의료 이용이 이전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소화기계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47% 늘어난 점이 눈에 띄었다. 또 수면제와 항정신병약물 복용도 크게 늘어났다.
자살을 앞둔 이들의 연령대별 징후도 분석했다. 20대 이하의 경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살 관련 문구나 사진을 올리고, 30∼40대는 음주가 심해지며 점차 관계 단절의 양상을 보였다. 또 50∼60대의 경우 자식들에게 '어머니·아버지를 잘 모시라'는 당부의 말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복지부가 전국 19∼75세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자살 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9%가 '자살은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절반은 '심한 불치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자살을 문제해결의 수단 중 하나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응답자는 11.9%는 '누군가 자살을 원한다면 우리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25.6%는 '누군가 자살하겠다는 결심을 한다면 아무도 그 사람을 막을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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