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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심판?…"감독·선수가 기억 못하는 심판"

최종수정 2014.03.25 11:16 기사입력 2014.03.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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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부임 도상훈 KBO 심판위원장, “공정·정확한 판정하면 심판 권위 자연히 높아져”

도상훈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사진=최우창 기자]

도상훈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사진=최우창 기자]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프로야구 한 경기에 배치되는 심판 수는 최대 일곱명이다. 내야를 지키는 주심과 누심 세 명, 외야심 두 명, 그리고 대기심이 한 조를 이룬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심판은 총 43명. 올해 '그라운드의 포청천 군단'을 지휘할 새 수장은 도상훈(66) 심판위원장이다. 지난 1월10일 KBO이사회에서 조종규(59) 전 위원장(현재 경기운영위원)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았다.

오는 29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정규리그는 한 시즌에 팀당 128경기를 한다. 일흔이 멀지 않은 도 위원장의 나이를 들어 체력과 건강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도 위원장은 요즘도 일주일이면 서너 번씩 지방을 오가지만 건강은 자신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도 후배 심판들과 체력훈련을 다녀왔다"며 웃었다.

도 위원장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심판'은 "감독과 선수가 기억하지 못하는 심판"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는 뜻이리라. 심판위원장 부임 후 첫 시즌을 앞두고 그는 "길고 캄캄한 터널 앞에서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했다. "심판들이 존경을 받으면서 겸손하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목표를 설명했다.

야구팬들에게 메시지도 전했다. "감독과 선수, 심판, 팬들 사이에 야구를 매개로한 신뢰가 있어야 한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가운데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발전하길 바란다."

도 위원장이 꼽은 판정의 핵심요소는 '공정성'과 '정확성'이다. 치우친 판정이 없어야 하고, 정확한 위치선정과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심판의 권위는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과 더불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심판들에게는 경기를 관장하는 운영자인 만큼 모범이 되라고 주문한다. "그라운드에서만큼은 명령조보다는 친근감 있는 표현을 쓰도록 당부한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에게도 반말로 말하지 않도록 한다"고 했다.
도상훈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사진=최우창 기자]

도상훈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사진=최우창 기자]


또 하나 강조하는 부분은 '집중력'. 오심을 줄이기 위해서는 경기에 몰두하고, 신중하게 판단을 내리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경기장에 들어갔으면 세 시간이든 네 시간이든 집중해 달라"고 당부한다.

도 위원장은 특히 올 시즌이 심판들에게 힘든 한 해가 되리라고 예상했다. 각 팀의 경기력이 엇비슷해 치열한 순위다툼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 위원장은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면 감독들과 선수들의 집중도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나오는 오심 하나는 승부와 직결될 수 있다"고 했다.

오심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 방안으로는 심판 육성 시스템의 체계화를 강조했다. 현장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매뉴얼화해 제대로 훈련된 심판들을 배출해 내자는 취지다. 특히 도 위원장은 정년퇴임 후 10년 간 KBO를 떠나 있다가 지난해 퓨처스리그 심판육성팀장으로 복귀했다. 그 과정에서 시스템이 아니라 현장 노하우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위치선정과 판정 타이밍 등 일부는 매뉴얼로 완성됐다. 이제 심판 육성과 교육 시스템을 체계화할 때가 됐다"고 했다.

도 위원장은 서른두 살 때인 1979년 처음 심판마스크를 썼다. 청원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한양대 3학년 1학기까지 선수로 뛰다가 군에 입대하면서 그만뒀다. 제대한 뒤 한 동안 직장에 다니거나 사업을 했다. 다시 선수생활을 해볼까 했으나 곧 단념하고 대신 야구심판에 눈을 돌렸다. 서울시 야구협회 등에서 심판생활을 하다가 1990년 KBO 야구심판 공채 3기로 프로야구 심판이 됐다. 2003년 정년퇴임 때까지 14년 동안 일하며 1군 153경기, 퓨처스리그 533경기에서 심판을 보았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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