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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판사 전성시대’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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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또 판사 출신을 뽑았네. ‘판사 전성시대’ 아닌가.” “판사 출신이 역량을 인정받는 결과 아니겠나.” “그래도 현직 판사가 바로 가는 것은 좀….”

최성준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방송통신위원장에 내정되면서 법원 안팎에서는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 주로 언론인 출신 인사가 중용되던 방통위원장에 현직 부장판사가 내정된 것에 의외라는 표정들이다.
법원은 방통위원장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언론에 최 부장판사의 프로필을 전했다.

“뉴스 서비스와 관련된 포털사업자 명예훼손 책임 등 관련 논문을 저술해 방송·통신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나름의 전문성을 강조한 내용이지만, 방송·통신 업계는 물론 법조계 쪽에서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관 출신을 중용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감사원장에 황찬현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내정한 바 있다.
법관 출신은 공정할 것이란 기대가 있고, 정치색이 엷다는 점도 장점이다. 게다가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은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에 유리한 요소다.

법관 출신이 중용되고 있지만 법원 내부에선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현직 법관이 곧바로 정부 요직으로 옮겨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직 법관이 바로 행정부 요직으로 넘어가는 일이 잦다면 사법부가 마치 행정부 산하조직인 것처럼 비칠 수 있다.

법관들로 하여금 ‘행정부로의 발탁’에 대한 기대감을 자칫 갖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일들이 자꾸 쌓인다면 3권분립을 조금이나마 흔들 수도 있다.

법관은 시대의 중심을 잡아줄 위치에 있는 이들이다. 돈과 권력의 유혹에서 한발 떨어져 자긍심을 벗 삼아 살아가는 법관이 더 많아야 할 이유다.

백발이 성성한 노(老) 판사가 정년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판결을 한 뒤 조용히 퇴장하는 뒷모습에서 사법부 권위도 생겨나지 않겠는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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